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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재발, 몇 번째부터 더 위험해질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22일
3분 분량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뇌졸중 환자 중 적지 않은 수가 이미 한 번 이상 재발을 겪은 분들이다. 가족들은 흔히 '전에도 견뎠으니 이번에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두 번째 뇌졸중부터 예후가 눈에 띄게 나빠진다는 것을 여러 자료가 뒷받침한다. 재발은 단순히 '한 번 더 온 것'이 아니라 위험도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는 사건이다.

같은 뇌졸중이 다시 온다는 것의 의미

뇌졸중 재발은 첫 발병을 일으켰던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을 때, 같은 기전으로 혈관이 다시 막히거나 터지면서 일어난다.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경동맥 협착 같은 위험요인은 한 번 치료를 받았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대혈관 죽상경화증이나 심인성 색전증으로 온 뇌졸중은 같은 유형으로 재발하는 경향이 강하고, 소혈관이 막혀 생긴 뇌졸중은 상대적으로 재발률이 낮은 편이다.

오래전 시행된 Framingham 코호트 연구는 이 흐름을 잘 보여준다. 5,184명을 26년간 추적한 결과 첫 뇌졸중을 겪은 사람 중 84건이 두 번째 뇌졸중으로, 27건이 세 번째 뇌졸중으로 이어졌다. 재발은 대부분 첫 뇌졸중과 같은 유형으로 나타났고, 뇌경색의 5년 누적 재발률은 남성에서 42%로 여성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표준적인 이차예방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 혈압·혈당·지질 관리, 금연 같은 이차예방은 뇌졸중 진료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런 표준 치료를 성실히 받아도 재발 자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는 것이 임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첫 뇌졸중의 위험요인은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지만, '재발의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국제 진료지침 사이에서도 견해차가 있을 만큼 아직 합의가 부족하다.

그래서 진료 현장에서는 약을 잘 복용하고 있는데도 재발이 왔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보호자를 자주 만난다. 이는 치료가 실패했다기보다, 재발을 일으키는 근본 조건이 여전히 몸 안에 남아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재발부터 위험도가 달라진다는 근거들

덴마크 전국 뇌졸중 레지스트리를 이용해 첫 허혈성 뇌졸중 환자 105,397명, 첫 뇌내출혈 환자 13,350명을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추적한 연구가 있다. 이 기간 허혈성 뇌졸중 재발은 10,650건, 뇌내출혈 재발은 1,765건 발생했다. 첫 허혈성 뇌졸중 이후 재발 위험은 1년째 4%, 10년째 13%로 누적됐는데, 이 연구가 강조하는 핵심은 재발 이후의 사망 위험이 첫 뇌졸중 이후보다 더 높다는 점이다.

다기관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는 1,244명 중 112명(9%)이 재발을 겪었고, 다변량 분석에서 과거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 재발 위험이 3.65배 높았다. 특히 재발 또는 사망을 합친 결과와 유의하게 연관된 유일한 인자가 바로 '과거 뇌졸중 병력'이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즉 한 번 재발을 겪은 환자는 그다음 재발이나 사망까지도 함께 위험도가 커진다고 볼 수 있다.

37개 연구, 총 1,075,014명을 종합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뇌졸중 재발률이 첫 발병 후 3개월 7.7%, 6개월 9.5%, 1년 10.4%, 12년 39.7%로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되어 늘어났다. 잠비아의 한 대학병원 연구에서는 입원 중 사망률은 첫 발병군과 재발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90일 사망률은 재발군에서 59%로 첫 발병군 36%보다 뚜렷하게 높게 나타났다.

임상 메모.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첫 뇌졸중보다 두 번째 뇌졸중이 확연히 더 위험하다'는 것은 근거가 분명하다. 다만 세 번째 재발이 두 번째보다 얼마나 더 위험한지를 직접 비교한 대규모 최신 연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근거가 없는 만큼 단정하지 않는 것이 맞다.

왜 재발한 뇌는 더 취약해지는가

재발성 뇌졸중은 뇌가 산소 결핍을 최소 두 번 겪었다는 뜻이다. 첫 손상에서 회복 중이던 신경 조직이 다시 한번 타격을 받으면, 남아 있던 여력까지 소모되면서 손상 범위가 넓어지거나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관찰된다. 여기에 더해 재발이 일어났다는 것은 첫 뇌졸중을 유발한 위험요인이 그대로, 혹은 더 진행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이 지점에서 균형이 필요하다. '재발 = 곧 사망'이라는 식의 공포는 사실과 다르다. 두 번째 뇌졸중 이후 사망률이 더 높고 후유장애가 더 심하고 오래갈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재발성 뇌졸중에서도 일단 생존해 회복 과정을 이어간다. 겁을 주기 위한 정보가 아니라,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진료 현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 고혈압은 뇌졸중 재발의 가장 중요한 조절 가능 위험요인으로 꼽히므로 혈압 관리를 최우선으로 둔다

  • 과거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는 재발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지는 만큼, 사실상 '초고위험군'으로 재분류해 추적관찰을 강화한다

  • 재발 위험은 1년 4%에서 10년 13%까지 서서히 누적되므로, 예방은 단기 과제가 아니라 수년에 걸친 장기 관리로 접근해야 한다

  • 일과성 허혈발작(TIA)처럼 증상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재발 위험이 높은 신호이므로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도 뇌졸중은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생에 걸친 생활관리와 예방적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몇 번째 재발부터 위험도가 정확히 얼마나 커지는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까지는 제시하지 않지만, 방향성만큼은 임상 현장의 관찰과 일치한다.

로뎀요양병원에서 이어가는 재발 이후의 관리

재발을 겪은 환자와 가족을 만날 때마다 강조하는 것은, 지금부터가 오히려 관리의 정교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이다. 혈압과 혈당 관리, 항혈전제 복용, 재활 운동 하나하나가 다음 재발을 늦추거나 막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재발 이후 몸과 마음이 함께 지쳐 있는 환자들이 일상의 리듬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의료진과 재활 인력이 협력해 꾸준한 관리 체계를 이어가고 있다. 한 번의 재발이 끝이 아니라, 더 나은 관리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환자 곁을 지킨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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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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