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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없이도 뇌졸중 전조증상 있을 수 있나요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10월 14일
3분 분량

진료실에서 만난 보호자들은 종종 "두통이 없었는데 어떻게 뇌졸중이냐"고 되묻는다. 하지만 뇌졸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오히려 두통 없이 시작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두통 유무로 뇌졸중을 판단하려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를 적지 않게 지켜봤다.

두통이 없어서 안심했다는 보호자들

며칠 전 외래에서 한 보호자가 겪은 일을 전했다. 아버지가 갑자기 한쪽 팔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졌는데, 머리는 전혀 아프지 않다고 해서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하루를 지켜봤다는 것이다. 다음 날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치료 가능한 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다. 이런 일은 드물지 않다. '뇌졸중은 극심한 두통과 함께 온다'는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두통이 없으면 뇌졸중을 의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종류와 두통의 관계

뇌졸중은 크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전체 뇌졸중의 약 87%를 차지하는 것이 뇌경색인데, 이 유형에서는 두통이 오히려 흔하지 않은 증상이다. 국내 주요 병원의 안내를 보면 두통은 뇌경색보다는 뇌출혈 때 더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뇌경색 환자 중 발생 당시 두통을 호소하는 비율은 자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 안팎으로 보고되며, 나머지 대다수는 두통 없이 다른 증상으로 뇌졸중이 시작된다.

반대로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특히 뇌동맥류가 터져 생기는 지주막하출혈에서는 두통이 매우 중요한 신호다. 이 경우에는 평생 겪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 흔히 '벼락두통'이라 불리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90% 이상이고, 10%는 다른 증상 없이 두통만 나타난다. 즉 두통이 압도적으로 흔한 뇌졸중 유형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두통=전조증상 아님'이라고 단순히 외우는 것은 위험하다. 정확히는 두통 유무만으로 뇌졸중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쪽이 맞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하나, FAST 원칙

진료 현장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은 두통 여부가 아니라 갑자기 생긴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다. 해외 학회에서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FAST 원칙은 두통을 아예 포함하지 않는다. 대신 다음 네 가지를 본다.

  • Face, 얼굴 한쪽이 처지거나 비대칭이 생겼는가

  • Arm, 한쪽 팔(또는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들어 올리기 어려운가

  • Speech,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을 잘 잇지 못하는가

  • Time, 위 증상이 갑자기 생겼다면 바로 시간을 확인하고 응급실로 향해야 한다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갑자기 나타났다면 두통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즉시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안면마비, 팔다리 힘빠짐, 언어장애는 두통보다 훨씬 더 일관되게 뇌졸중을 가리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증상, TIA도 경고 신호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한 시간 안팎으로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를 일과성 허혈 발작, 흔히 미니 뇌졸중이라 부른다.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혔다가 다시 뚫리면서 마비, 감각저하, 언어장애, 어지럼증 등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상태다. 문제는 이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증상이 회복됐다는 것은 뇌혈관에 이미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며, 머지않아 진짜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경고 신호로 다뤄야 한다.

출처에 따라 수치는 조금씩 다르게 보고된다. 어떤 자료는 TIA 발생 후 3개월 이내 약 17~20%에서 뇌경색이 발생한다고 보고하고, 다른 자료는 90일 내 위험을 10~15% 수준으로 제시한다. 숫자는 출처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초기 수일, 특히 48시간 이내에 위험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TIA가 의심되는 증상을 경험했다면 증상이 빠르게 사라졌더라도 곧바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원칙이다.

임상 메모. 뇌졸중 전조증상을 판단할 때는 '두통이 있었는가'보다 '갑자기 생긴 증상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안면 비대칭, 편측 마비, 언어장애가 두통 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났다면 그 자체로 응급 상황이다.

두통이 전부 뇌졸중을 뜻하지도 않는다

반대쪽 오해도 짚어야 한다. 두통은 전체 인구의 70~8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할 만큼 매우 흔한 증상이다. 수년에 걸쳐 반복되는 만성 두통이나 간헐적인 긴장형 두통은 대부분 뇌졸중과 무관하다. 평소와 다른, 난생 처음 겪는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터지듯 생겼을 때만 지주막하출혈 같은 출혈성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평소 앓던 두통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임상적 의미

결국 뇌졸중을 빠르게 알아채는 핵심은 '증상의 성격'에 있다. 두통 유무로 판단하기보다, 안면·팔다리·언어에 갑자기 이상이 생겼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증상이 짧게 나타났다 사라졌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가까운 응급실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 이후 더 큰 뇌졸중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로뎀요양병원에서 드리는 말씀

로뎀요양병원에서는 뇌졸중 환자와 가족들을 만나며, 증상이 애매했던 순간을 되짚어보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두통이라는 하나의 증상에 기대기보다, 평소와 다른 갑작스러운 변화 전체를 주의 깊게 살피는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다. 뇌졸중은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수록 회복의 여지가 넓어지는 질환이다. 가족 중 누군가에게서 평소와 다른 모습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두통이 있든 없든 주저하지 말고 병원의 문을 두드리기를 권한다. 그 작은 판단 하나가 이후의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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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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