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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담배, 뇌졸중 위험을 얼마나 높이나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10월 11일
4분 분량

최근 진료실에서 40대 남성 뇌경색 환자를 만났다. 혈압도 정상이고 당뇨도 없었는데, 하루 한 갑씩 피워온 담배가 문제였다. 가족들은 '술 담배 좀 줄이지 그랬냐'며 안타까워했지만, 사실 이 환자는 '적당히 피우고 가끔 한두 잔만 마시니 괜찮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젊은 뇌졸중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

뇌졸중은 흔히 노인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진료 현장에서는 40~50대 환자를 어렵지 않게 만난다.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위험인자가 바로 흡연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젊은 남성 뇌졸중 환자의 45%가 흡연으로 인해 질환을 앓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이 29%로 두 번째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젊은 층에서는 혈압 관리보다 금연이 더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흡연이 뇌졸중을 일으키는 기전은 비교적 명확하다. 담배 속 니코틴은 혈관을 지속적으로 수축시키고, 이 상태가 반복되면 혈관 벽에 흠집이 남아 점점 딱딱해진다. 동시에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낮추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높여 동맥경화를 가속화한다. 혈액도 더 쉽게 응고되는 상태로 바뀌기 때문에, 혈전이 뇌혈관을 막는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커진다.

기존 통념의 한계, 흡연량과 음주량은 각각 다르게 작동한다

그동안 많은 환자들이 '조금만 피우면 괜찮다', '적당히 마시면 오히려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해왔다. 그러나 이런 통념은 최근 연구들로 점차 설명력을 잃고 있다. 흡연은 양이 적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며, 음주는 뇌졸중의 종류에 따라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 중요하다.

국제 공동연구인 INTERSTROKE 연구는 32개국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뇌졸중의 약 90%가 흡연, 고혈압, 과음 등 교정 가능한 위험인자와 연관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뇌졸중이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생활습관으로 상당 부분 예방 가능한 질환임을 보여준다.

흡연, 피우는 양에 비례해 위험이 커진다

대한뇌졸중학회 자료에 따르면 흡연자가 뇌졸중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2.5배 높으며,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더 위험해진다. 서울아산병원 자료를 보면 하루 40개비 이상 피우는 사람은 10개비 이하로 피우는 사람보다 뇌졸중 위험이 2배 더 높다. 다른 자료에서는 하루 11개비 미만인 경우 위험도가 1.5배 증가하는 데 비해, 40개비 이상인 경우에는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5.7배까지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연구마다 수치 차이는 있지만, '피우는 양이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방향성은 일관되게 확인된다.

  • 현재 흡연자의 뇌졸중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 대비 약 1.5~3배(연구별 차이 있음)

  • 흡연은 출혈성 뇌졸중보다 허혈성 뇌졸중과의 연관성이 더 강하게 보고됨

  • 40세 이하 흡연 여성은 비흡연자보다 지주막하출혈 위험 2.6배, 뇌경색 위험 4배

  • 50세 미만 남성도 비흡연자보다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약 1.9배 증가

흡연은 간접흡연만으로도 위험을 높인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자료에서는 간접흡연만으로도 흡연자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위험이 늘어난다고 보고했고, 다른 자료에서는 간접흡연 노출 시 뇌졸중 위험이 1.25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가족 중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고위험군이 있다면, 집안에서의 흡연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예방이 될 수 있다.

다행인 점은 금연의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한뇌졸중학회는 모든 흡연자가 금연한다면 뇌졸중 환자 4명 중 1명은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래 피워온 환자라도 지금 끊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적당량 음주, 정말 안전할까

음주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하루 한두 잔 정도의 적당한 음주는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혈소판 응집을 줄여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설명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수행한 국내 코호트 연구는 이런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비음주자가 하루 한 잔씩 술을 마신다고 해서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사망 위험이 줄어드는 건강상 이익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알코올 종류나 섭취량과 무관하게 알코올 자체의 건강상 이점은 의학적으로 불분명하다고 결론 내리며, 비음주 습관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임상 메모. 음주와 뇌졸중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국내 가정의학회지 종설에 따르면 허혈성 뇌졸중에서는 적당량 음주가 위험을 낮추고 과량 음주가 위험을 높이는 'J자형' 관계가 나타나는 반면, 출혈성 뇌졸중에서는 음주량이 늘어날수록 위험이 거의 일직선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뇌졸중의 종류에 따라 음주의 영향이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만 모든 연구 결과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코호트 연구에서는 하루 12g 이하 소량 음주자의 뇌졸중 위험이 비음주자보다 오히려 낮게(위험비 0.8 수준) 나타난 경우도 있다. 연구 간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술은 무조건 완전히 해롭다'거나 '한두 잔은 오히려 좋다'는 식의 단정적 결론보다는, 비음주자라면 굳이 건강을 위해 새로 음주를 시작할 이유가 없고, 음주자라면 양을 줄이는 쪽이 특히 출혈성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참고로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활용한 한 연구에서는 소량의 음주도 뇌 속 철분 축적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으며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는 해석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치매와 관련된 뇌 철분 지표를 본 연구로, 뇌졸중 발생 자체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진료 현장에서 느끼는 임상적 의미

뇌졸중 예방 상담을 할 때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그 정도면 괜찮은 줄 알았다'는 말을 들을 때다. 흡연량이 적으니 괜찮을 거라 여기거나, 반주 한두 잔은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고 믿어온 경우가 많다. 그러나 흡연은 양과 기간에 비례해 위험이 커지는 것이지, 적게 피운다고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음주 역시 뇌졸중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므로, 특히 출혈성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라면 절주의 필요성이 더 크다.

젊은 연령층일수록 고혈압보다 흡연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40~50대에 찾아오는 뇌졸중은 '아직 젊으니 괜찮다'는 방심 속에서 쌓여온 흡연력이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가족 중 흡연자가 있다면 간접흡연 노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고위험군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입원 환자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에게도 금연과 절주의 중요성을 함께 안내하고 있다. 이미 뇌졸중을 겪은 환자라도 지금부터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는 것이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가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이다.

교정 가능한 위험인자를 하나씩 줄여나가는 과정은 더디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모여 다음 뇌졸중을 막는 힘이 된다. 로뎀요양병원은 재활과 회복의 여정 속에서 환자와 가족이 생활습관을 함께 바꿔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돕고자 한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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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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