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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실신 반복, 자율신경실조증 의심해야 할 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24일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9월 28일

최근 진료실에 앉아만 있으면 괜찮은데 일어서기만 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는 환자를 연이어 보았다. 검사를 해보면 단순히 피곤해서, 혈액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율신경계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적지 않다. 어지럼증과 실신이 되풀이될 때는 원인을 정확히 나누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자율신경실조증,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자율신경실조증은 하나의 병명이 아니다. 심장, 혈관, 방광, 장, 땀샘, 동공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유전적이거나 퇴행성 신경질환에서 생기는 1차 자율신경실조증이 있고, 다른 질환이나 손상으로 뒤늦게 생기는 2차 자율신경실조증이 있다.

어지럼증과 실신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 기립성 저혈압: 일어선 뒤 3분 이내 수축기 혈압이 20mmHg, 혹은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상태다. 노인의 경우 전체 인구의 상당수가 이 문제를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 체위성 빈맥증후군(POTS): 기립 후 10분 이내 심박수가 성인은 분당 30회 이상, 12~19세는 분당 40회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기준의 일부다. 유의한 기립성 저혈압이 없고, 서 있을 때 심해지며 누우면 호전되는 증상이 자주 나타나 3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빈혈, 탈수, 발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약물 영향 등 빈맥을 설명할 다른 원인도 배제해야 하므로 맥박 수치만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CMAJ 2022 · 진단 기준

  • 반사성(미주신경성) 실신: 장시간 서 있거나 통증, 감정적 자극이 유발 요인이 되며 서맥이나 빈맥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기존 접근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이 질환군의 가장 큰 문제는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해외 POTS 환자 등록 자료를 보면 환자의 4분의 1가량이 10년 이상 진단이 늦어졌고, 그 사이 실직이나 사회적 고립을 겪은 경우도 상당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진단이 늦어지는 기간이 남성보다 길게 나타났는데, 이는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과 관련이 깊다.

또 하나의 한계는 치료제 자체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POTS의 경우 공식적으로 승인된 약물이 없고, 실제 쓰이는 약들은 모두 다른 목적으로 개발된 약을 허가 외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파킨슨병이나 원발성 자율신경부전처럼 퇴행성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근본 치료 자체가 어려워, 미도드린이나 플루드로코르티손 같은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임상 메모. 최근 국제 다학제 전문가들이 발표한 합의문은 POTS와 비-POTS 자율신경실조증을 어떻게 알아보고 관리할지에 대한 권고안을 정리했다. 이는 그동안 이 영역에서 진단과 관리 기준이 통일되지 않았던 공백을 학계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구별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기립성 저혈압, POTS, 반사성 실신은 겉보기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혈압과 맥박이 움직이는 방향이 다르다. 기립성 저혈압은 일어선 뒤 혈압이 뚝 떨어지면서 눈앞이 흐려지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반면 POTS는 혈압은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맥박만 지나치게 빨라져 가슴이 두근거리고 피로감과 어지럼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이 차이를 구분하려면 기립경사테이블검사처럼 자세 변화에 따른 혈압·맥박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검사로 원인을 확인한 뒤에는 접근 방향이 나뉜다.

  1. 파킨슨병, 다계통위축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자가면역 자율신경절증 등 원인질환이 뚜렷하면 해당 질환 치료를 우선한다.

  2. 원인이 뚜렷하지 않거나 퇴행성이어서 근본 치료가 어려운 경우,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며 관리한다.

  3. 모든 경우에 수분·염분 섭취 조절, 압박스타킹, 자세를 천천히 바꾸는 습관, 가벼운 운동요법 등 비약물적 관리가 함께 권고된다.

일상에서 실신이 일어났을 때 대처

어지럼이나 실신 전 증상이 느껴질 때는 바로 앉거나 눕는 것이 우선이다. 가능하다면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 올려 뇌로 가는 혈류를 늘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갑자기 일어나지 않고 앉은 자세에서 잠시 머물다가 천천히 서는 습관, 자기 전과 아침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도 재발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

진행성 질환을 동반한 경우, 장기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파킨슨병이나 다계통위축증처럼 퇴행성 신경계 질환에 자율신경실조 증상이 겹쳐 있는 경우라면, 어지럼증과 실신은 병의 경과와 함께 오래 관리해야 하는 증상으로 봐야 한다. 이런 환자들은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나 뇌손상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혈압·맥박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생활 환경을 안전하게 조정하는 것이 치료 계획의 한 축이 된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이렇게 자율신경계 증상을 동반한 신경계 질환 환자들을 오랜 기간 관찰하며, 혈압·맥박 변화 추이를 기록하고 낙상 위험을 낮추는 생활 관리를 병행해 왔다. 어지럼증과 실신이 반복되어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원인을 정확히 나누어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 하루하루 안정된 관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겠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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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교정 문단 의료 검토: 유재국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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