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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피부 흰 반점과 경련, 결절성경화증 신호일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17일
3분 분량

얼마 전 진료실에서 한 보호자가 아기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등에 흰색 반점이 몇 개 있는데 이게 문제가 되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더 들어보니 최근 아기가 머리를 갑자기 숙이며 움찔거리는 행동을 반복한다고 했다. 피부 반점과 경련, 이 두 가지가 한 아이에게 동시에 나타난다면 결절성경화증이라는 유전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피부 반점과 경련, 왜 같이 봐야 할까

결절성경화증은 뇌, 피부, 신장, 심장, 폐, 눈 등 여러 장기에 양성 종양이 생기는 유전질환이다. TSC1 또는 TSC2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며,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지만 실제로는 부모에게 없던 유전자 변이가 아이에게서 새로 생기는 경우가 3분의 2를 차지한다. 발생 빈도는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출생아 1만 명당 1명 안팎으로 보고된다.

이 병이 임상에서 처음 의심되는 계기는 대개 피부다. 태어날 때부터 있는 흰색 저색소반이 가장 흔하고, 귤껍질처럼 우툴두툴한 샤그린반도 자주 관찰된다. 산전초음파에서 심장에 횡문근종이 발견되고 출생 후 백반과 특징적인 피부 병변이 함께 확인되면 결절성경화증을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드물지 않다.

기존 치료의 한계, 완치가 아닌 관리

결절성경화증은 아직 병 자체를 없애는 치료법이 없다. 증상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소아신경과, 소아신장과, 소아심장과, 안과, 피부과 등 여러 분야 전문가가 함께 관리하는 다학제 접근이 필요하며, 연령에 따라 종양이 생기는 부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평생에 걸친 추적관찰이 요구된다.

경련 조절도 만만치 않다. 전체 뇌전증 환자의 약 30%는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을 겪는데, 결절성경화증 환자는 이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최대 90%에서 경련이 발생하고, 대개 영아기에 국소 발작으로 시작해 약물에 잘 반응하지 않으며 신경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신장에 생기는 혈관근지방종 역시 나이가 들수록 크기와 개수가 늘어나 출혈이나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진단기준과 검사,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나

국제 결절성경화증 합의회의 기준에 따르면 주 진단기준 2개, 혹은 주 진단기준 1개와 부 진단기준 2개 이상이 확인되면 확진으로 분류한다. 저색소반은 우드등이라는 특수 조명을 비추면 더 뚜렷하게 관찰되고, 이마 판이나 안면 혈관섬유종, 색종이 모양으로 무리 지어 나타나는 저색소 병변도 진단에 참고되는 소견이다.

  • 우드등을 이용한 피부 검사로 저색소 병변 확인

  • 안저검사로 망막 과오종 유무 확인

  • 뇌 MRI로 결절, 뇌실막하 결절, 뇌실막하 거대세포 성상세포종 확인

  • 각성·수면 상태에서의 기저 뇌파 검사

국제 결절성경화증 관리 지침은 진단 당시 증상이 없더라도 부모에게 영아연축과 국소 발작을 알아보는 법을 미리 교육하도록 권고한다. 영아연축은 아기가 갑자기 머리를 숙이거나 팔다리와 몸통을 움찔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짧고 반복적이라 보호자가 단순한 버릇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래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알려주는 예방적 교육이 실제 진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임상 메모. 피부의 흰 반점 하나만으로 결절성경화증을 단정할 수는 없다. 저색소반은 여러 진단 항목 중 하나일 뿐이며, 단독 소견만으로는 진단이 이뤄지지 않는다. 다만 경련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병변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 접근

결절성경화증의 뇌전증 1차 치료는 다른 뇌전증과 마찬가지로 항발작약물이다. 특히 영아연축에는 비가바트린이 사용되는데, 이 약물은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의 작용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반면 수술이 어려운 뇌실막하 거대세포 성상세포종이나 신장 혈관근지방종에는 mTOR억제제인 에베로리무스가 쓰인다.

다만 이런 약제들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급여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에베로리무스는 근치적 외과 절제가 불가능한 병변이거나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즉 병변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 치료 방향과 급여 기준이 달라지므로, 보호자는 담당의와 자녀의 구체적인 상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약물로도 경련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저항성 뇌전증 환자 중 일부는 뇌전증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관련 연구에서는 뇌 병변인 결절의 가장자리보다 중심부가 발작의 근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는데, 이는 개별 연구의 대상군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

임상적 의미와 남은 과제

신생아기에 관찰되는 흰 반점은 언뜻 무해해 보이지만, 결절성경화증의 조기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아신경과와 피부과 협진, 심장 초음파와 뇌 MRI 같은 추가 검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생후 1년 이내에 나타나는 영아연축은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보호자가 아기의 미묘한 움직임 변화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소아기 경련 관리가 끝났다고 해서 이 병의 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신장 혈관근지방종처럼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합병증이 있어, 평생에 걸친 다학제 추적관찰 체계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보호자와 의료진 모두 기억해야 한다.

로뎀요양병원이 함께하는 이유

결절성경화증처럼 여러 장기를 아우르는 희귀질환은 한 번의 진단과 치료로 끝나지 않는다. 성장기의 경련 조절부터 성인기 이후의 장기 합병증 관리까지, 시기마다 다른 의료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로뎀요양병원은 이런 긴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곳이 되고자 한다. 아이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지켜보는 보호자의 마음처럼, 환자와 가족이 지치지 않고 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을 보태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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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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