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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뇌졸중 반복, 모야모야병을 의심해야 하는 이유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21일
4분 분량

최근 진료실에서 소아 환자의 보호자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듣는 일이 있었다. 아이가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졌다가 몇 시간 뒤 저절로 회복되기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단순 경련이나 일시적 증상으로 넘기기 쉽지만, 이런 반복적 신경학적 증상 뒤에는 모야모야병이라는 뇌혈관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모야모야병이란 무엇인가

모야모야병은 뚜렷한 원인 없이 뇌 안쪽 내경동맥의 끝부분, 즉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이 시작되는 부위가 서서히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이렇게 혈관이 좁아지면 뇌로 가는 피가 부족해지고, 몸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느다란 이상 혈관들을 새로 만들어낸다. 이 혈관 다발이 뇌혈관 조영 사진에서 연기가 뿌옇게 피어오르는 모양처럼 보여 '모야모야'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의상 양쪽 내경동맥이 모두 좁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의 약 10%는 한쪽만 침범되는 일측성 형태로 나타난다.

이 병은 지역에 따라 발생 빈도가 크게 다르다. 유럽이나 북미보다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구에서 뚜렷이 더 많이 발생한다. 발병 시기는 인생의 첫 10년 이내와 40~50대, 두 시기에 몰려 나타나는 이중 정점 양상을 보이며, 여성이 남성보다 약 두 배 많다. 소아와 성인의 증상 양상도 다르다. 두 그룹 모두 허혈 증상, 즉 뇌로 가는 피가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이 가장 흔하지만, 성인은 소아보다 두개내출혈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거의 두 배 많다. 21세 미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는 67.8%가 뇌졸중으로, 43.4%가 일과성 허혈발작 형태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왜 한국인에게 특히 많이 나타날까

모야모야병의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RNF213이라는 유전자의 특정 다형성이 강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 유전자 다형성은 일반인에서는 1~2% 정도만 발견되는데, 가족성 모야모야병 환자에서는 약 90%, 일반 모야모야병 환자에서도 70% 이상에서 발견된다. 국내 연구에서는 이 비율이 한국과 일본 환자에서 약 80%에 이른다는 결과도 나왔다.

다만 이 유전자 변이를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RNF213 단백질이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최근 연구에서는 면역 반응의 과도한 활성화와 뇌 조직의 저산소 상태가 함께 작용하는 이른바 '2차 타격' 기전이 발병 양상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즉 변이를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 소인 위에 다른 요인이 더해질 때 병이 발현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맞다.

기존 진단·치료의 한계

모야모야병은 진행성 질환이지만, 협착이 언제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 미리 정확히 예측할 방법이 아직 없다. 진단 과정에서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뇌 CT만으로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외상 여부는 확인할 수 있어도 모야모야병 자체를 진단할 수는 없다. 확진에는 MRI 혈관조영술(MRA)이나 고식적 뇌혈관 조영술이 필요하다. 아이가 처음 일과성 마비나 언어장애로 병원을 찾았을 때 단순 경련 발작이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면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임상에서 드물지 않게 관찰된다.

한쪽 혈관만 좁아진 초기 편측 모야모야병은 다른 동맥경화성 협착과 영상만으로 구별하기 까다로워, 앞으로 양쪽으로 진행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런 진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내 연구팀이 활용한 것이 앞서 언급한 RNF213 유전자 검사다.

새로운 접근: 유전자 검사와 국내 임상 데이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공동연구팀은 편측 모야모야병이 의심되는 환자 123명을 분석했는데, 이 중 72명에서 RNF213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고, 이 변이가 향후 양측으로 진행할 위험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연구팀 스스로도 표본 크기가 크지 않아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해야 하며, 더 많은 환자와 더 긴 추적 기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즉 이 유전자 검사는 아직 확정적인 예측 도구라기보다, 진단을 보조하는 참고 자료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국내 치료 환경에 대한 고무적인 데이터도 있다.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공동연구팀이 2025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18세 미만 소아 모야모야병 환자 4323명을 분석한 결과 인구 10만명당 소아 모야모야병 신규 발생률은 2010년 이후 약 2명 수준을 유지한 반면, 유병률은 2006년 9.3명에서 2021년 24.8명으로 늘었다. 이는 소아 인구 자체가 줄어든 것과 함께 장기 생존자가 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같은 연구에서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고, 특히 치명적인 출혈성 뇌졸중은 약 40%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이 수치는 특정 코호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이지만, 진단과 수술 환경이 개선되면서 소아 모야모야병의 예후가 실제로 좋아지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임상 메모. 소아에서 원인 불명의 뇌경색이나 반복되는 편측 마비, 언어장애가 있다면 모야모야병을 감별진단 목록에 넣고 조기에 MRA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21세 미만 환자 코호트에서 뇌졸중과 일과성 허혈발작이 가장 흔한 발현 양상이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진단 후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2021년 개정된 진단 기준에 따르면 모야모야병은 원인 불명의 편측 또는 양측 내경동맥 협착·폐색과 함께, 뇌혈관조영술·MRI·MRA 중 하나에서 모야모야 특유의 이상 혈관망이 확인될 때 진단한다. 겸상적혈구병, 다운증후군, 신경섬유종증 1형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비슷한 영상 소견이 나타나면 모야모야증후군으로 별도 분류한다.

소아 환자는 성인보다 혈관 협착과 증상 진행 속도가 빠른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뇌 기능 손상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수술 전 뇌경색으로 경련 발작을 겪었던 아이는 추가 발작을 막고 수술 후 안정을 위해 항경련제를 복용하며, 수술 전 뇌경색이 없던 아이라도 수술 전후로 경련이나 운동 이상 증상이 동반되면 필요에 따라 항경련제를 사용할 수 있다.

  • 반복되는 편측 마비, 언어장애, 일과성 허혈발작 - 모야모야병 감별검사(MRA) 고려

  • CT만으로는 진단 불가 - 확진에는 MRA 또는 뇌혈관 조영술 필요

  • 편측 모야모야병 의심 시 - RNF213 유전자 검사가 진행 위험 판단에 보조적으로 활용 가능

  • 혈관재형성술(수술) - 뇌혈류를 개선해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목적, 근본 원인을 없애는 치료는 아님

임상적 의미와 돌봄의 방향

모야모야병은 소아 뇌졸중 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병이 조기에 발견되고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으면 이후 뇌졸중 발생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수술은 완치가 아니라 뇌혈류를 개선해 위험을 낮추는 치료라는 점, 그리고 유전자 검사는 참고 자료일 뿐 확정적 진단 도구는 아니라는 점을 보호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진료 현장에서 중요하다고 느낀다.

또한 진단 이후에도 응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장기적인 안전에 큰 영향을 준다. 뇌졸중이나 출혈이 의심되는 급성기에는 시간이 곧 뇌 기능을 지키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로뎀요양병원에서 함께 지켜보는 회복의 과정

모야모야병으로 수술을 마친 아이들, 그리고 뇌졸중 이후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을 지켜보다 보면, 꾸준한 관찰과 관리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느낄 때가 많다. 로뎀요양병원은 신경계 질환을 겪는 환자와 가족이 진단 이후의 긴 여정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의료진과 함께 회복의 흐름을 살피고 필요한 관리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소아 모야모야병처럼 이른 진단이 예후를 바꾸는 질환일수록, 그 이후의 관리와 돌봄 역시 아이와 가족이 안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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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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