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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킴장애 환자의 식사,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 8월 24일
  • 4분 분량

얼마 전 식사 중 사레가 잦아진 환자 보호자가 "이제 콧줄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삼킴장애는 진단만으로 식사 방식을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어떤 점도가 안전한지는 검사로 확인해야 하고, 원인 질환에 따라 관리 목표 자체가 다르다.

삼킴장애는 왜 생기는가

삼킴장애는 뇌졸중, 파킨슨병,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치매, 두경부암 수술 후 등 여러 원인에서 함께 나타난다. 원인이 되는 질환이 확인되면 대부분 재활의학과로 일찍 협진을 의뢰할 만큼 흔한 동반 증상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80% 이상에서 연하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연하장애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흡인성 폐렴 같은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데, 흡인성 폐렴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은 병 초기부터 후기까지 어느 시점에서든 나타날 수 있으며,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거나 삼킨 뒤 기침이 나거나 목에 걸리는 느낌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루게릭병의 경우 첫 증상이 구음장애나 연하장애로 시작되면 병이 더 빠르게 진행하는 경향이 있어 초기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평균 생존 기간은 증상 발생 후 3~5년으로 알려져 있지만, 호흡기 관리와 영양 관리의 향상으로 10년 이상 투병하는 환자도 있다.

같은 삼킴장애라도 경과는 원인 질환에 따라 크게 다르다. 뇌졸중 환자는 6개월 정도 지나면 90% 이상이 정상 식사로 돌아온다는 보고가 있다. 반면 파킨슨병이나 루게릭병처럼 진행성인 질환에서는 회복을 기대하기보다, 영양결핍과 합병증을 줄여 식사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고비를 넘기는 것이 관리 목표가 된다.

기존 접근의 한계

삼킴장애 자체를 근본적으로 되돌리는 치료는 제한적이다. 수술이나 약물로 한 번에 해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신 연하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 복용을 줄이고, 올바른 자세와 운동 교육, 식이조절, 재활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경관 영양, 즉 위루술로 넘어가는 시점에 대해서도 아직 보편적으로 확립된 지침은 없다. 그래서 환자와 보호자가 "언제 위루술을 결정해야 하나"를 두고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식이 점도를 나누는 기준도 나라마다 다르다. 국제적으로는 IDDSI(국제 연하곤란 식이 표준화 이니셔티브)가 128개국에서 쓰이고 있지만, 일본은 자체 분류체계인 JDD2021을 별도로 운영한다. 병원이나 국가마다 표기 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점도와 질감, 무엇을 기준으로 바꿔야 할까

IDDSI는 연하곤란 식품의 점도와 질감을 0단계부터 7단계까지 표준화한 체계다. 숫자가 낮을수록 묽고, 높을수록 단단한 형태를 뜻한다. 2016년 확립되어 2019년 개정되었으며, 연하장애 식이 분류를 전 세계적으로 통일하려는 시도로 아시아권에서도 싱가포르,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국가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를 누가 정하느냐다. 삼킴 기능이 저하된 경우 물처럼 묽은 액체는 기도로 흡인될 위험이 있다. 언어치료사 평가에서 묽은 액체도 안전하다는 확인이 없다면 점도 조절 제품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언어치료사가 연하 기능을 평가한 뒤 적정 단계를 처방하고, 필요하면 VFSS(비디오 투시 연하 검사)나 FEES(내시경 연하 검사)로 정밀 평가를 진행한다. 처음에는 한 단계 더 진한 점도부터 시작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 보호자가 임의로 점도 단계를 낮추면 흡인성 폐렴 위험이 커진다

  • 다른 환자에게 맞았던 점도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위험하다

  • 해외 제품·자료를 참고할 때도 국내 담당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하다

임상 메모. 연하곤란 단계는 반드시 언어치료사 또는 담당 의료진이 결정해야 한다. 보호자의 직관적 판단만으로 점도를 조절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식사할 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

천천히 먹고, 작은 양의 음식을 잘 씹은 뒤 삼키는 것이 기본이다. 음식이나 물을 급하게 먹거나 큰 덩어리로 삼키는 습관은 흡인 위험을 높인다.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삼킴 훈련과 식이 조절 외에도 턱 당기기(chin-tuck maneuver) 같은 자세 조정이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소량씩 자주 먹고 충분히 씹으며, 한 번 삼킨 뒤 다시 한번 삼키는 이중 삼킴 방법도 활용된다. 위장관 증상 관리 차원에서는 저지방 소량 식사로 바꾸는 것도 함께 고려된다.

뇌졸중의 경우 조기 평가가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10년 전부터 뇌졸중이 발생하면 식사 전 반드시 연하장애를 평가하라는 지침이 마련되어 있고, 조기에 진단해 관리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폐렴 등 합병증이 크게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

위루술, 언제 결정해야 할까

루게릭병에서는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위루술을 비교적 초기부터 고려하는 것이 권장된다는 임상 의견이 있다. 적당한 시기에 시행하면 시술 자체는 비교적 간단하고, 영양 공급이 원활해져 체중 감소도 막을 수 있으며, 사레에 주의하면서 입으로 먹는 식사도 어느 정도 병행할 수 있다.

반대로 위루술에 대한 우려와 거부감으로 시기를 늦추다가 호흡 기능이 저하되고 삼킴장애가 극심해진 뒤에 결정하면, 흡인성 폐렴이 동반될 수 있고 시술 방법도 더 복잡해져 환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위루관이 영구적인 것도 아니다. 삼킴 기능이 호전되어 입으로 섭취가 원활해지면 내시경실에서 튜브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만 파킨슨병에서 경관 영양을 시작하는 시점처럼 아직 표준 지침이 정해지지 않은 영역도 있다. 이런 부분은 정해진 정답이 있다기보다, 환자의 상태 변화를 지켜보며 담당 의료진과 계속 상의해야 하는 영역으로 보는 것이 맞다.

임상적 의미

삼킴장애 진단이 나왔다고 곧바로 금식이나 콧줄로 넘어가기보다, VFSS·FEES 같은 객관적 검사로 안전한 점도와 질감을 확인한 뒤 IDDSI 같은 표준화된 기준에 맞춰 식이를 조정하는 흐름이 진료 현장에 자리잡고 있다.

자세 교정, 소량씩 자주 먹기, 이중 삼킴 같은 방법은 약물이나 시술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어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전략으로 널리 권고된다. 연하장애의 원인이나 중증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부 환자는 재활치료를 통해 정상 식사에 가까운 수준까지 회복하기도 한다.

진행성 신경계 질환에서는 위루술 시기 결정이 환자와 가족에게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다. 호흡 기능이 크게 떨어지기 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시술 부담과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임상 현장의 시각이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삼킴장애가 있는 환자 한 분 한 분의 상태를 언어치료사와 의료진이 함께 평가하며, 식이 단계와 자세, 식사 속도까지 세심하게 조정해 나가고 있다. 삼킴 기능은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지만, 환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안전하고 편안한 식사 시간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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