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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파킨슨증 침 흘림, 집에서 줄이는 법 있을까

  •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 5일 전
  • 3분 분량

진료실에서 보호자들이 가장 자주 꺼내는 말 중 하나가 '자꾸 침을 흘려서 옷이 다 젖는다'는 하소연이다. 많은 분들이 침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삼키는 기능이 떨어져서 생기는 현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관리 방법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침 흘림, 침이 많아서가 아니다

비정형 파킨슨증, 그중에서도 진행성핵상마비(PSP)나 다계통위축(MSA)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유연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만난다. 그런데 정작 침샘 검사를 해보면 침 분비량 자체는 정상이거나 오히려 줄어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분비량이 아니라 자동 삼킴 반사다. 원래 사람은 하루에도 수백 번씩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키는데, 이 반사가 둔해지면 입안에 침이 고이다가 흘러넘치게 된다.

기전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혀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증, 목 근육의 협응 저하로 인한 구인두 연하장애, 식도 운동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비정형 파킨슨증은 파킨슨병보다 연하장애가 더 이르고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 침 흘림도 상대적으로 초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단순 미용 문제가 아니다

침 흘림을 그저 '보기 안 좋은 증상' 정도로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더 큰 위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삼킴 기능이 떨어져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방치하면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구강 위생이 나빠지고, 말하기와 식사가 불편해지며, 우울감과 사회적 위축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그럼에도 임상 현장에서는 이 증상이 다른 운동 증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 환자 본인도 '별거 아니다'라고 넘기고, 보호자도 그저 턱받이나 손수건으로 대응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가 이 증상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관리의 첫걸음이다.

약물치료의 한계와 단계적 접근

침 흘림에 확립된 표준 약물치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항콜린제나 도파민 치료 최적화가 시도되지만, 입 마름이나 인지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 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이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꼽히는 것은 보툴리눔 톡신 침샘 주사인데, 이 역시 침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방식이라 구강건조, 씹기 곤란, 심하면 연하장애 악화 같은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그래서 실제 진료에서는 생활 관리를 먼저 시도해보고, 조절이 안 될 때 전문 치료로 넘어가는 단계적 접근을 권한다.

  • 무설탕 껌이나 사탕을 씹어 턱과 자동 삼킴 반사를 자극하기

  • 고개를 숙인 자세를 줄이고 턱을 살짝 든 자세 유지하기

  • 의식적으로 자주 삼키는 습관 만들기

  • 입술을 다물고 있는 힘을 기르는 구강 운동

  • 언어치료사(연하재활 전문가)와의 협진

임상 메모. 껌이나 사탕은 일시적으로 삼킴을 유도하는 요령일 뿐 근본 치료는 아니다. 그래도 외출이나 식사 전처럼 필요한 순간에 활용하면 도움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새롭게 시도되는 접근들

최근에는 비침습적 대안을 찾으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침 흘림이 삼킴장애 및 입술 폐쇄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삼킴 기능과 입술 힘을 함께 개선하는 호기근 강화훈련(EMST)이 연구되고 있다. 입술로 기구를 물고 정해진 저항에 맞서 숨을 내쉬는 방식의 훈련이다.

또한 침샘에 저강도 체외충격파를 적용한 예비 연구에서는 4주째 여러 척도에서 유의한 개선이 관찰되고, 참여 환자의 상당수가 주관적 개선을 보고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다만 이 연구는 대상자가 12명에 불과한 초기 파일럿 연구여서, '검증된 치료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연구로 확인이 필요한 단계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임상적 의미와 실천 방향

진료 현장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침 흘림이 심해질 때는 반드시 연하장애 평가와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이다. 비정형 파킨슨증은 연하 기능이 조기에 나빠질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침 흘림 악화를 흡인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활 관리로도 조절이 안 되고, 옷이나 침구가 자주 젖어 사회적 위축이 심해지거나 피부 짓무름이 생기는 정도라면, 보툴리눔 톡신 주사 같은 전문 치료로의 전환 시점을 신경과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한국에서는 PSP, MSA 등 비정형 파킨슨증이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병원 원무팀이나 보건소에 등록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침 흘림 같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증상도 놓치지 않고 삼킴 기능, 자세 관리, 구강 운동을 함께 챙기는 방향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작은 관리 하나하나가 모여 환자와 가족의 일상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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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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