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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파킨슨증, 집에서 하는 재택 운동치료 A to Z

  •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 6일 전
  • 3분 분량

얼마 전 진료실에서 다계통위축증(MSA)을 앓는 환자의 보호자가 물었다. 병원 오가는 게 너무 힘든데 집에서 운동만 시켜도 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는 두 가지 오해가 섞여 있었다. 운동이 병을 낫게 해줄 거라는 기대, 그리고 아무 운동이나 시키면 된다는 생각이다. 둘 다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왜 비정형 파킨슨증에서는 운동치료가 더 중요해질까

비정형 파킨슨증은 파킨슨병과 겉보기 증상은 비슷하지만 원인과 경과가 다른 신경퇴행성질환군이다. 대표적으로 다계통위축증(MSA)과 진행성핵상마비(PSP)가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약물로 어느 정도 증상 조절이 되지만, PSP는 약물 반응이 제한적이라 재활이 이 질환을 다루는 핵심 축이 된다.

PSP는 안구운동장애, 자세불안정, 인지기능장애가 핵심 특징이며 잦은 낙상이 문제가 된다. MSA는 자율신경계와 운동·근육 기능이 함께 손상되어 균형과 협응에 어려움이 생기고, 특히 기립성 저혈압이 흔하다. 누웠다가 일어설 때 혈압이 크게 떨어지면서 어지럼이나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낙상 위험이 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낙상은 골절 같은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기존 치료의 한계, 그리고 왜 '집'이 화두가 됐을까

문제는 비정형 파킨슨증이 희귀질환이라는 데 있다. 대규모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자체가 드물다. PSP 재활 관련 연구를 모아봐도 진짜 무작위배정 대조시험은 단 1건뿐이고, 전체 대상자는 88명에 불과했다. MSA는 근거가 더 부족해서, 운동이 낙상을 줄이거나 병의 진행을 늦춘다는 합의된 결론은 아직 없다.

그럼에도 재택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동 자체가 힘든 환자에게 매번 병원을 오가라고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물리치료사가 병원에서 평가하고, 실제 운동은 집에서 수행하는 방식의 연구가 조금씩 쌓이고 있다.

새로운 연구는 무엇을 보여주는가

MSA-P(파킨슨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파일럿 연구에서는 물리치료와 짝지어진 재택운동 후 센서로 측정한 보행 지표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이를 근거로 보행 중심 물리치료와 표준 재택운동을 비교하는 다기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PSP에서는 가정에서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프로그램이 실행 가능하며 보행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다른 파일럿 연구에서는 저항운동과 균형훈련을 포함한 프로그램을 4주간 시행한 결과, 넘어짐 저항력을 보는 pull test와 버그균형척도(BBS)는 유의하게 좋아졌지만, 걷는 속도나 일어나 걷기 검사(TUG)에는 차이가 없었다. 대조군이 없는 소규모 연구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임상 메모. PSP 20명을 분석한 파일럿 연구에서 4주 재활 후 균형 지표는 유의하게 개선됐지만(BBS, p=0.001), 보행 속도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을 구분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집에서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구체적인 재택 운동 구성은 질환 아형과 중증도에 따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몇 가지 원칙만 정리해본다.

  • PSP처럼 자세불안정과 낙상이 두드러지는 경우, 균형훈련과 보행훈련을 중심에 둔다.

  • MSA처럼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경우, 서서 하는 운동보다 앉거나 누운 자세의 운동, 또는 물속 운동이 더 안전할 수 있다. 물속에서는 기립성 저혈압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 앉은 자세로 할 수 있는 자전거나 스텝퍼 같은 기구는 넘어질 위험 없이 심폐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손을 정교하게 쓰는 능력이나 말하기, 삼킴 기능도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운동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작업치료·언어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파킨슨병 재택운동 연구에서 참고할 만한 방식으로는, 처음엔 낮은 난이도로 시작해서 반복 횟수와 세트 수, 속도를 서서히 늘려가고, 물리치료사가 격주로 전화 상담을 통해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이는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방법이라 비정형 파킨슨증에 그대로 옮겨오기보다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개별적으로 적용하는 게 맞다.

임상적으로 기억해야 할 것

재택 운동치료의 목표는 병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낙상을 줄이고, 근력과 관절이 굳는 탈컨디셔닝을 막고, 지금 남아 있는 균형과 이동 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데 있다. 이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환자와 보호자의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맞추는 첫걸음이다.

또한 지금까지 나온 근거는 대부분 소규모 파일럿 연구나 증례 보고 수준이다. 특정 운동법이 병의 진행을 늦춘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래서 재택 운동은 표준화된 매뉴얼처럼 던져주기보다, 신경과나 재활의학과 의사와 물리치료사가 환자의 아형과 중증도, 혈압 반응까지 확인한 뒤 개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특히 MSA 환자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 혈압 변화가 안전한 범위인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된다

비정형 파킨슨증은 진행 경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매일의 운동 하나를 결정하는 데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 병이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신경과와 재활의학과가 함께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집에서도 이어갈 수 있는 안전한 운동 방향을 함께 찾아간다. 완치를 약속할 수는 없지만, 오늘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지켜낼 방법은 분명히 있다. 그 길을 혼자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순간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이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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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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