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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계통위축증 환자의 야간 그렁거림, 단순 코골이 아니다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17일
3분 분량

다계통위축증(MSA)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보호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밤에 숨소리가 이상해졌다'는 것이다. 대개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정도로 넘기지만, MSA에서는 이 소리가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성대 이상에서 비롯된 그렁거림(stridor)일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다.

MSA와 수면장애, 얼마나 흔한 조합인가

다계통위축증은 자율신경기능장애가 소뇌 증상, 파킨슨증, 추체로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신경퇴행성질환이다. 운동장애와 자율신경 문제만큼이나 자주 언급되지 않지만, 수면 문제 역시 MSA 환자 상당수가 겪는 흔한 동반 증상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수면 단절이나 불면, 렘수면행동장애(RBD)를 호소하는 환자를 자주 만난다.

보고에 따르면 MSA 환자의 최대 70%가 수면 단절, 불면증, RBD, 폐쇄성 수면무호흡, 야간 그렁거림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겪는다. 특히 흡기성 그렁거림은 MSA 환자의 약 34%에서 나타나며, 그 중 일부는 운동 증상이 뚜렷해지기 전, MSA의 초기 신호로 그렁거림을 먼저 경험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 자체는 발병 후 평균 5.8년 뒤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BD는 더 흔해서 MSA 환자의 90~100%에서 관찰된다. RBD와 수면 중 그렁거림은 각성 시 운동·자율신경 증상이 뚜렷해지기 여러 해 전부터 나타날 수 있어, 신경과 영역에서는 MSA를 의심하게 만드는 '적신호(red flag)'로 취급한다.

왜 흔한 수면무호흡 접근만으로는 부족한가

문제는 그렁거림이 일반적인 수면검사 장비로는 그냥 심한 코골이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자동화된 수면장치는 소리의 강도만 측정할 뿐, 그것이 상기도의 단순한 진동인지 성대 자체의 이상 움직임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훈련된 검사자가 들을 수 있는 원음 녹음을 포함한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치료 역시 아직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CPAP(양압기)이 1차로 시도되지만, MSA에서는 중추성 수면무호흡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CPAP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서보환기나 비침습적 양압환기 같은 대안도 있지만, 이들은 아직 소수의 증례보고 수준에 머물러 있어 확립된 표준치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렁거림의 기전, 마비인가 근긴장이상인가

상기도 폐쇄는 양측 성대 운동 장애, 이완된 후두덮개, 이완된 피열연골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성대 외전근이 마비되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왔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마비가 아니라 근긴장이상(dystonia)에 가까운 현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원인에 대한 해석이 갈리는 만큼, 환자마다 검사와 접근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 임상에서 체감된다.

치료 유형에 따른 구체적 접근

여러 관찰연구와 증례군 자료를 종합하면, MSA의 수면호흡장애는 동반된 문제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 그렁거림이 단독으로 있는 경우 - 고정형 CPAP을 우선 고려한다.

  • 그렁거림에 폐쇄성 수면무호흡이 동반된 경우 - 자동형 CPAP을 적용한다.

  • 그렁거림에 중추성 수면무호흡이 동반된 경우 - 적응형 서보환기(ASV)를 고려한다.

  • 낮 시간에도 그렁거림이 나타나거나 CPAP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 - 기관절개술을 조기에 논의한다.

실제로 성대 이상이 확인된 MSA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CPAP이 비디오수면다원검사로 확인된 그렁거림을 소실시켰고, 장기 추적에서도 재발 없이 순응도가 높았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반면 CPAP을 견디지 못한 환자 2명은 사망에 이르렀고, 각성 시에도 그렁거림이 있던 환자는 증상이 악화돼 결국 기관절개술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개별화된 접근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임상 메모. 2025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681명 분석)에서는 가장 좋은 호흡 조절 결과가 침습적 인공호흡을 동반한 기관절개술에서 나타났지만, CPAP과 기타 양압치료도 폐쇄성 수면무호흡 증상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다만 어떤 치료도 '완치'나 생존율 보장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라는 결론이었다.

진단코드와 산정특례, 놓치기 쉬운 현실적 문제

국내에서는 MSA로 확진되어도 파킨슨증이 우세한 MSA-P는 'G20' 코드로, 소뇌 증상이 우세한 MSA-C는 소뇌실조증 계열 코드로 등록되는 경우가 많다. MSA에 맞게 코드를 변경하면 기존 산정특례 혜택을 잃을 수 있어, 환자와 가족이 코드 변경을 주저하게 되는 상황도 실제로 벌어진다.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 못지않게, 이런 제도적 공백을 담당의와 미리 상의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임상적 의미

MSA 환자 보호자가 '코를 곤다'고 표현하는 소리를, 무조건 노화나 흔한 수면무호흡으로 넘기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정식 수면다원검사와 필요하다면 후두경이나 약물유도수면내시경으로 원인을 감별하고, 동반된 무호흡 유형에 맞춰 CPAP·서보환기·기관절개술 중 무엇이 적절한지 판단해야 한다. 동시에 RBD 같은 다른 수면 문제도 함께 관리해야 치료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있다.

아직 이 영역은 대규모 임상시험보다 소규모 증례군 근거가 앞서 있는 단계다. 그래서 '그렁거림이 있으면 예후가 나쁘다'는 식의 단정은 조심해야 하고, 환자마다 다른 경과를 열린 마음으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이런 복합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신경과적 관점에서 꾸준히 관찰하며, 작은 변화라도 놓치지 않고 보호자와 함께 다음 단계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수면 중 낯선 소리 하나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 그것이 MSA 환자를 돌보는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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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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