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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트랜스포터(DAT) 스캔, 무엇을 알려주는 검사인가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13일
3분 분량

떨림이나 걸음걸이 이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DAT 스캔부터 찍어보자'는 말을 하면, 열에 아홉은 이 검사 하나로 병명이 확정될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이 검사는 파킨슨병을 확진하는 검사가 아니라, 원인을 좁혀가는 여러 단서 중 하나일 뿐이다.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진료를 하다 보면 손이 떨려서 오신 분, 걸음이 느려져서 오신 분, 최근 자주 넘어져서 오신 분들이 한결같이 묻는 질문이 있다. "검사 한 번 해서 파킨슨병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그때 소개하게 되는 검사가 도파민 트랜스포터, 흔히 DAT 스캔이라 불리는 영상 검사다. 이름만 들으면 뇌 사진 한 장으로 진단이 끝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질환 배경 - DAT 스캔은 무엇을 보는 검사인가

DAT 스캔은 뇌 선조체 부위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SPECT 영상 검사다.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해 도파민 트랜스포터의 분포를 영상으로 찍어내는 방식으로, 원인이 불확실한 떨림을 감별할 때 주로 활용된다.

파킨슨병뿐 아니라 진행성핵상마비, 다계통위축증, 피질기저핵변성 같은 비정형 파킨슨증도 흑질-선조체 경로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서서히 사라지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문제는 이 질환들이 초기에는 임상 증상만으로 서로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치료 반응이 미미하거나, 증상 진행이 유독 빠르거나, 자율신경 증상이나 낙상이 이른 시기에 나타난다면 비정형 파킨슨증을 의심하게 되지만, 이런 단서만으로 확신을 갖기는 쉽지 않다.

기존 접근의 한계 - 구별해주는 것과 구별해주지 못하는 것

DAT 스캔에 대한 기대는 오래됐지만, 최근 체계적 문헌고찰들은 이 검사의 한계선을 비교적 분명하게 그어준다. 파킨슨병 진단은 근본적으로 임상적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에, DAT 스캔이 진단 도구로서 얼마나 유용한지는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이 검사는 본태성 떨림, 약물유발 파킨슨증, 혈관성 파킨슨증처럼 퇴행성 질환이 아닌 상태를 가려낼 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메타분석에서도 임상적으로 불분명한 파킨슨증 환자에서 초기 파킨슨병과 혈관성·약물유발 이차성 파킨슨증을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파킨슨병과 가장 흔한 비정형 파킨슨증을 구별해주는 특이적인 도파민 섭취 패턴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여러 연구의 공통된 결론이다. 더 드문 신경퇴행성 파킨슨증에서도 비슷한 섭취 이상이 나타날 수 있어, 검사 결과만으로 '어떤 퇴행성 질환인가'를 가려내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

임상 메모. DAT 스캔은 '퇴행성이냐 아니냐'는 비교적 잘 구별해주지만, '어떤 퇴행성 파킨슨증이냐'까지는 아직 명확히 구별해주지 못한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검사 결과를 받고도 혼란만 커질 수 있다.

새로운 접근 - 정상 소견도 절반 이상이라는 사실

영국의 한 기관에서 8년간 455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DAT 스캔 결과 중 이상 소견은 40%, 정상 소견은 53%, 애매한 소견은 7%였다. 임상적으로 파킨슨증이 의심되어 검사를 시행하더라도, 절반이 넘는 환자가 정상 소견을 받았다는 뜻이다. 이는 검사 전 '이 환자가 퇴행성 파킨슨증일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신경과 전문의의 임상적 판단이 여전히 검사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도파민 신경세포 상태를 더 정밀하게 확인하는 DAT PET 검사와, 이를 보조하는 인공지능 판독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국내 한 연구팀은 파킨슨병과 다계통위축증, 진행성핵상마비를 구분하는 AI 모델을 대규모 영상 자료로 학습시켜 검증했는데, 이 세 질환의 감별은 임상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혀온 부분이다. 다만 이 기술은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진료 현장에 표준으로 도입되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구체적 내용 - 검사를 왜, 언제 고려하나

  • 떨림의 원인이 본태성인지 파킨슨병인지 애매할 때

  • 약을 먹은 뒤 생긴 파킨슨증인지, 원래 퇴행성 질환인지 구별이 필요할 때

  • 혈관성 파킨슨증이 의심되지만 임상 소견만으로 확신이 서지 않을 때

  • 가족력이 있거나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 유사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반대로 이 검사가 잘 해내지 못하는 영역도 분명히 있다. 국제운동장애학회 전문가들도 시냅스전 도파민성 영상이 퇴행성과 비퇴행성을 감별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임상 현장에서 이런 분자 영상 검사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임상적 의미

DAT 스캔을 '파킨슨병 확진 검사'로 이해하면 검사 결과를 받은 뒤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 검사는 떨림이나 파킨슨 증상의 원인이 신경세포 소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약물이나 혈관성 문제 같은 다른 기전에 의한 것인지를 가려내는 도구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비정형 파킨슨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DAT 스캔에 이상 소견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이 곧 다계통위축증이나 진행성핵상마비를 확진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감별은 자율신경계 증상, 눈동자 운동 이상, 낙상이 나타난 시점, 약물에 대한 반응, 뇌 MRI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이루어진다.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온다면 오히려 진단 방향을 다시 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진료 현장에서 드리고 싶은 말

비정형 파킨슨증은 진단 과정 자체가 길고 지치는 여정이다. 검사 하나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하는 보호자들을 자주 만난다. 그러나 DAT 스캔이든 다른 영상 검사든, 결국은 신경과 전문의가 시간을 두고 증상의 변화를 지켜보며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점을 이해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진단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혹은 진단 이후 병의 진행 양상을 지켜보는 과정에서도 환자와 가족이 겪는 불안을 함께 나누며 돌봄을 이어가고 있다. 검사 결과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지금 나타나는 증상을 세심히 살피고 필요한 도움을 꾸준히 받는 것이 결국 더 나은 하루를 만드는 길이라 믿는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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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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