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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후 복직,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8일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10월 10일

얼마 전 외래에서 한 40대 환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발음도 걸음도 많이 좋아졌는데, 회사에 언제쯀 복직 이야기를 꺼내야 하느냐는 질문이었다. 뇌졸중을 겪은 환자와 가족이 재활 초반에는 걷기와 삼킴을 걱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이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일상생활 회복과 직업 복귀는 다른 문제다

뇌졸중은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특정 부위의 뇌 조직에 손상이 오면서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남기는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10% 정도는 완전히 회복돼 장애가 남지 않고, 또 다른 10%는 어떤 치료로도 회복이 어려울 만큼 장애가 심하게 남는다. 나머지 80%는 재활치료를 통해 상당 부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뇌졸중 환자의 70% 정도는 스스로 씻고 옷을 입는 일상생활동작이 가능하고, 80%는 독립적인 이동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좁히면 수치가 크게 낮아진다. 직업을 가지고 실제로 일할 수 있는 환자는 30% 정도, 사회생활이 가능한 환자는 40% 정도에 그친다. 걷고 먹는 것이 회복됐다고 해서 예전 업무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진료실에서 반복해서 설명하게 된다.

왜 신체는 좋아졌는데 일은 어려울까

뇌졸중 재활은 조기에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다는 근거가 뚜렷하다. 국내 표준 진료지침도 발병 후 72시간 이내 재활치료 시작을 권고한다. 그런데 이런 지침 대부분은 보행, 근력, 일상생활동작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직업으로의 복귀'는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목표로 다뤄져 왔다.

문제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인지 기능, 특히 계획하고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행 기능이다. 보기에는 말도 잘하고 걸음도 자연스러운데, 막상 업무를 시작하면 일 처리 속도가 느려지거나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지 못해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문제는 겉으로 잘 보이지 않아 복직 준비 과정에서 쉽게 간과된다.

법적으로도 공백이 크다. 산업재해는 해고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뇌졸중처럼 업무와 무관한 개인 질병은 그런 보호가 약하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은 내규상 질병휴직 제도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 외의 회사에서는 사실상 회사의 배려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배려를 받지 못하면 권고사직이나 통상해고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임상 메모. 신체 기능이 회복돼도 실행 기능, 처리 속도, 피로도 문제로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복직 전 신경심리검사나 직업능력평가로 실제 수행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조기 교육이 복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국립보건연구원이 한국뇌졸중재활코호트(KOSCO)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한 교육중재 연구가 최근 발표됐다. 처음 뇌졸중을 겪은 경증 허혈성 뇌졸중 환자 276명을 교육군과 대조군 각 138명으로 나눠, 퇴원 전후로 세 차례 집중 교육을 실시한 뒤 결과를 비교한 연구다.

발병 3개월 시점에 직장으로 복귀한 비율은 교육군이 65.7%로, 대조군 45.5%보다 20.2%포인트 높았다. 삶의 질과 우울, 장애 수준도 교육군에서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6개월 시점에는 두 집단 간 직장 복귀율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벌어지지 않았고, 운동기능이나 인지기능, 일상생활 수행능력 같은 다른 지표에서는 두 집단 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결과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발병 초기에 환자와 가족에게 회복 경과와 복직 준비 과정을 미리 알려주는 교육이, 적어도 초반 복직 시점을 앞당기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이 효과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장기적으로는 직무 특성이나 인지 기능, 직장 내 배려 같은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복직이 어렵다면 어떤 제도를 살펴야 할까

복직 상담은 발병 후 3개월 시점을 하나의 분기점으로 삼되, 운동기능과 인지기능이 서로 다른 속도로 회복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장기추적 조사에 따르면 운동기능과 이동기능, 일상동작 수행기능은 발병 후 18개월까지, 인지기능과 언어기능은 12개월까지, 삼킴기능은 6개월까지 유의미하게 개선되다가 이후 안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즉 3개월 시점의 판단이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진단서나 소견서에 예상 복직 시점과 필요한 근무 조건, 예를 들어 단축근무나 업무 조정을 구체적으로 적어두면 환자가 회사와 협의할 때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원래 직장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다음과 같은 제도를 미리 안내하는 것이 좋다.

  • 장애인 등록 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고용지원 필요도 결정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초기상담과 기본평가에 평균 2~3시간이 걸리고 비용은 무료이며, 신청 후 30일 이내 결과를 안내받는다.

  • 업무 수행 능력은 있지만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중증장애인에게는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통해 업무를 함께 수행할 사람을 지원받을 수 있다.

  • 뇌병변 장애를 포함한 특정 장애유형은 인턴제 등 취업지원프로그램 대상이 될 수 있다.

  • 일정 규모 이상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장애인 고용의무제도에 따라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해야 하므로, 이 경로를 통한 채용도 알아볼 만하다.

또한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질병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기간에 상병수당을 받을 수 있는 시범사업이 운영된 바 있다. 지역과 자격 기준, 지급 금액이 계속 바뀌고 있어 구체적인 조건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희망을 잃지 않되,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것

복직이라는 목표 앞에서 환자와 가족이 흔히 두 가지 극단으로 흔들린다. '재활만 열심히 하면 예전처럼 다 될 것'이라는 기대와, '이제 다시는 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좌절이다. 실제 회복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고, 손상 부위와 중증도, 직무 특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환자에게 신체 회복 지표만 보지 말고, 실행 기능과 피로도까지 함께 점검하며 복직 시점을 단계적으로 조정해가자고 말한다.

로뎀요양병원에서도 뇌졸중 환자의 재활 목표를 단순히 걷고 먹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사회 복귀와 직업 복귀까지 시야를 넓혀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복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단계별로 준비한다면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라도 다시 사회 속으로 걸어 들어갈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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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가능 여부와 제도 관련 문의는 로뎀요양병원의 입원 대상 안내와 사회복지 안내 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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