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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이 자주 난다면, ALS와 관련 있을까

  •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 8월 29일
  • 3분 분량

진료실에 딸꾹질이 잦다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찾아오는 이들이 있다. 인터넷에 'ALS 초기 증상'을 검색하다 딸꾹질이라는 단어를 만나고 불안해진 경우다. 결론부터 말하면 딸꾹질은 ALS의 대표 증상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다만 두 증상이 신경학적으로 겹치는 지점이 있어, 그 관계를 정확히 짚어볼 필요는 있다.

딸꾹질은 왜 생기는가

딸꾹질은 횡격막이 자기도 모르게 수축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횡격막은 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으로 호흡의 핵심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갑자기 수축하는 순간 성대가 닫히면서 특유의 소리가 난다. 대부분은 식사 습관이나 위장 문제로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오래 지속되는 딸꾹질은 미주신경이나 횡격신경의 자극, 혹은 뇌간(연수) 병변과 관련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뇌경색 중에서는 특히 외측연수경색에서 딸꾹질이 잘 동반된다는 보고가 있다.

ALS는 어떤 병인가

ALS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의 줄임말로,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는 질환이다. 위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면 겉질숨뇌로와 겉질척수로가 함께 상하고, 척수 앞뿔의 아래운동신경세포도 파괴된다. 병이 연수를 침범하면 혀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식사 중 사레가 자주 들리고, 흡인성 폐렴 위험이 커진다. 호흡근과 갈비사이근육이 약해지면 호흡곤란이 생기는데, 특히 가로막이 약해지면 누운 자세에서 숨쉬기가 더 힘들어진다. ALS의 대표 증상은 근육이 툭툭 튀는 느낌, 근육 강직, 근육 위축이며, 병이 진행되면 가쁜 숨이나 잦은 하품, 한숨 같은 형태로 호흡근 약화가 드러나기도 한다.

딸꾹질만으로 ALS를 의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딸꾹질의 원인은 위장 질환, 심리적 요인, 중추신경계 질환, 종양, 다발성경화증, 뇌경색, 폐질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렇게 원인이 넓게 퍼져 있는 증상 하나만으로 특정 질환을 의심하거나 배제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ALS를 다루는 표준 증상 목록에는 딸꾹질이 별도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딸꾹질이 ALS 환자에게 흔하다는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ALS와 딸꾹질을 직접 연결한 자료는 대부분 대규모 연구가 아니라 개별 증례보고 수준이다. 하나의 사례만으로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연결고리는 참고 정보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임상 메모. 이미 ALS로 진단받은 환자에게서 원인불명의 딸꾹질이 확인된 증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딸꾹질의 원인은 ALS 자체가 아니라, 함께 발생한 시신경척수염(NMO)이라는 별도의 자가면역 질환 때문이었다. 딸꾹질과 구역·구토가 함께 나타난 지 3개월 뒤 척수염이 확인됐다. 이는 ALS 환자에게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그 원인을 ALS 하나로만 단정하지 말고 넓게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구체적으로 어떤 근거가 있나

  • 딸꾹질을 유발하는 신경 경로(미주신경, 횡격신경, 뇌간)와 ALS가 침범하는 부위(연수, 호흡근·횡격막)는 해부학적으로 겹치는 지점이 있다.

  • 뇌간, 특히 연수의 병변이 딸꾹질과 관련된다는 보고는 있으나, 이는 대부분 뇌경색이나 뇌종양 연구에서 나온 결과이지 ALS 연구는 아니다.

  • ALS의 극히 드문 사례에서는 횡격막이 마비되며 호흡부전이 첫 증상으로 나타난 경우도 보고됐다. 이는 딸꾹질이 아니라 호흡부전 형태였지만, ALS가 횡격막·횡격신경 경로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딸꾹질이 위장 질환이나 신경계 질환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는 기준으로, 국내 건강정보포털에서는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 지속성, 난치성으로 나누어 접근한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딸꾹질 자체는 매우 흔하고 대개 며칠 안에 저절로 사라지는 증상이다. 그러나 두통, 팔다리 힘 빠짐, 감각 이상, 균형 상실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거나, 딸꾹질이 2~3일 이상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ALS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새롭게 지속적인 딸꾹질이 생겼다면 두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나는 호흡근과 횡격막 약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간접 신호일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위 사례처럼 별도의 신경계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이다. 어느 쪽이든 신경과에서 재평가를 받아보는 편이 안전하다.

ALS 자체를 확진하려면 딸꾹질 하나가 아니라 사지 근력 저하, 구음장애, 연하곤란, 호흡곤란 등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살펴야 한다. 진단 과정에는 신경전도검사와 근전도검사를 포함한 전기진단검사, 뇌와 척수의 MRI 검사, 혈액 및 소변 검사가 활용된다.

임상적 의미

딸꾹질을 ALS의 조기 경고 신호로 단정 짓는 것은 현재까지의 근거로는 뒷받침되지 않는다. 이런 단정은 불필요한 불안을 키울 뿐이다. 다만 딸꾹질이 오래가거나 다른 신경학적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ALS든 다른 질환이든 감별을 위한 진료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ALS는 아직 완치법이 없는 병이지만, 리루졸이나 에다라본 같은 약제가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쓰이고 있고,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은 3~4년이지만 10% 정도는 훨씬 더 오래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병의 경과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로뎀요양병원이 함께 살피는 것

로뎀요양병원에서는 ALS 환자를 진료할 때 근력저하나 호흡 상태뿐 아니라, 새롭게 나타나는 사소해 보이는 증상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한다. 딸꾹질처럼 흔하지만 애매한 증상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호흡 기능 변화의 신호는 아닌지, 혹은 전혀 다른 원인이 숨어 있는 건 아닌지 함께 확인한다. 병의 진행을 완전히 멈출 수는 없어도, 환자와 가족이 매 순간 불안에 휩싸이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와 세심한 관찰로 곁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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