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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게임 앱, 치매 예방에 정말 효과가 있을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12일
3분 분량

진료실에서 보호자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두뇌게임 앱을 깔아드렸는데 정말 도움이 될까요'다.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앱마다 다르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장기 추적 연구는 이 질문에 생각보다 복잡한 답을 내놓았다.

고령화 사회, 치매 예방에 대한 갈증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약 860만명 중 89만명이 치매환자로 추정된다. 열 명 중 한 명 꼴이다. 인구구조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치매 환자 수는 2030년 142만명, 2050년에는 315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아직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약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뇌를 계속 쓰면 뇌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른바 용불용설(use it or lose it) 개념이 대중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뇌에 더 많은 도전을 줄수록 사고 능력이나 기억·학습 능력을 덜 잃게 된다는 생각이다. 국내 시장에도 언어능력을 자극하는 퀴즈형 앱부터 치매 관련 정보 제공형 앱까지 다양한 두뇌게임 앱이 출시돼 있다.

상업용 앱과 연구용 훈련은 다르다

진료 현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문제는 시중 두뇌게임 앱들이 실제로 근거 기반 설계를 따르고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국제 학술기구인 랜싯 위원회(Lancet Commission)는 약물치료의 한계를 지적하며, 근거 기반의 생활습관 개선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줄이거나 진행을 늦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상업용 패키지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며,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현재로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상업용 두뇌훈련 게임 제공업체 중 한 곳은 근거 없는 광고 주장으로 벌금을 부과받은 적도 있다.

10년 추적에서는 희망적 신호가 있었다

2,802명의 건강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ACTIVE 연구는 이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연구다. 미국 6개 기관에서 평균 74세 참가자를 모집해 10년간 추적했는데, 기억·추론·처리속도 세 가지 인지훈련 프로그램의 효과를 무처치 대조군과 비교했다. 6주간 최대 10회 훈련 세션을 제공하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부스터(추가) 훈련을 시행하는 방식이었다.

10년 추적 결과, 처리속도 훈련군은 대조군에 비해 치매 위험이 29% 낮게 나타났다. 반면 기억 훈련과 추론 훈련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훈련 세션을 한 회 더 완료할 때마다 치매 위험이 10%씩 낮아지는 용량-반응 관계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훈련을 많이 받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는 뜻이다.

20년 추적, 결과는 훨씬 신중해졌다

같은 코호트를 20년간 더 추적한 후속 연구가 2026년 발표됐는데, 결과는 이전보다 훨씬 조심스럽다. 각 훈련군에서 치매 진단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세부 분석에서 흥미로운 차이가 드러났다. 부스터 세션을 한 번 이상 받은 처리속도 훈련군은 치매 및 관련 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던 반면, 부스터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서는 위험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메모. 20년 추적 데이터의 핵심은 '한 번 훈련하고 끝'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훈련을 지속한 사람에게서만 효과가 유지됐다는 점이다. 대조군에서는 20년간 491명 중 239명(48.7%)이 치매 및 관련 질환으로 진단됐다.

주류 전문기관은 여전히 신중하다

영국 알츠하이머 협회는 브레인 트레이닝이 기억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강력한 근거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 건강 정보 매체도 현재 근거로는 브레인 트레이닝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정리하면서도, 인지훈련 자체가 다른 이유로는 여전히 유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도인지장애나 경증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도 있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한 앱 기반 중재 연구의 예비 분석에서는 27명 규모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중재군이 표준치료군보다 인지기능 점수가 유의하게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는 표본이 작고 중간 단계 분석이라, 삶의 질이나 일상생활수행능력에서는 아직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확정적인 결론으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다.

임상 현장에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

  • 근거가 비교적 뚜렷한 것은 오락용 두뇌게임 앱 전반이 아니라, 시야 처리속도를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연구실 설계 방식이다.

  • 이런 처리속도 훈련은 치매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발병 위험을 낮추는 예방적 성격의 접근이다.

  • 효과가 유지되려면 일회성 다운로드가 아니라 장기적·반복적 사용이 전제돼야 한다.

  • 시중 앱이 이런 연구 설계를 실제로 구현하고 있는지는 앱마다 다르므로, '치매 예방' 문구를 그대로 신뢰하기보다 근거 기반 설계 여부를 확인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두뇌게임은 그 자체로 만능 해법이 아니라, 운동과 사회적 교류 등 여러 생활습관 요인과 함께 병행하는 다영역 접근의 한 요소로 이해하는 것이 현재 전문가들의 주류 견해에 가깝다. 게임 하나에 기대기보다, 몸을 움직이고 사람을 만나고 머리를 쓰는 활동을 골고루 이어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향이라는 이야기다.

로뎀요양병원이 함께 고민하는 이유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어르신들이 두뇌게임뿐 아니라 걷기, 대화, 손 활동 등 다양한 자극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일상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어떤 한 가지 방법이 치매를 완전히 막아준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여러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환경 자체가 인지기능을 지키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오늘도 작은 활동 하나를 반복하는 것에서부터,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걸음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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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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