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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후 손발 저림, 디스크와 어떻게 다를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24일
3분 분량

진료실에서 뇌졸중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손발이 계속 저린데 이게 다시 뇌졸중이 오는 신호냐, 아니면 그냥 후유증이냐"는 것이다. 답은 둘 다일 수 있다. 저림이 갑자기 한쪽에만 생겼다면 응급 신호일 수 있고, 뇌졸중을 겪은 지 한참 지나 나타난 저림이라면 뇌 자체의 감각 신경 경로 손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감각 신경도 뇌에서 교차한다

뇌졸중이라고 하면 흔히 팔다리 마비만 떠올리지만, 감각 이상도 뇌졸중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 경로는 운동 신경과 마찬가지로 뇌의 반대쪽으로 교차해서 올라간다. 그래서 뇌 오른쪽이 손상되면 왼쪽 얼굴과 팔다리에 감각 이상이 나타나고, 반대쪽이 손상되면 그 반대쪽에 증상이 생긴다. 이 감각 이상은 대개 반신마비와 함께 오지만, 마비 없이 저림이나 불쾌한 이상감각만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으로 인해 뇌의 아주 작은 혈관이 막히는 열공경색은 병변 크기 자체는 작다. 하지만 감각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인 시상이나 내포 부위에 이 작은 경색이 생기면, 병변 크기와 상관없이 저림이나 이상감각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환자들이 "CT나 MRI에는 작은 점 하나뿐인데 왜 이렇게 아프냐"고 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존 진통제로는 잘 낫지 않는 이유

뇌졸중 후 저림이나 통증을 호소하면 처음에는 흔한 진통제나 근육이완제를 처방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뇌졸중 후 일정 시간이 지나 나타나는 만성 감각 이상, 즉 중추성 뇌졸중후 통증(CPSP)은 이런 일반 진통제에 반응이 잘 안 되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소염진통제나 마약성 진통제는 이 통증의 1차 치료제로 권장되지 않는다.

진단도 쉽지 않다. CPSP는 뇌졸중 발생 후 1~6개월 사이에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1년이 넘어서 나타나기도 하고, 증상이 저림, 화끈거림, 시림, 조이는 느낌 등 사람마다 다양하게 표현된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다른 원인을 하나씩 배제한 뒤 마지막에 도달하는 진단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인지되거나 경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임상 메모. 목이나 허리 통증 없이 얼굴을 포함한 한쪽 팔다리 전체가 갑자기 저리다면, 척추 디스크보다 뇌 문제를 먼저 의심해야 한다. 과거에 디스크로 고생했던 환자일수록 이 저림을 척추 탓으로 오인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병변 위치가 알려주는 것

뇌출혈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내포 후각의 등쪽 부분을 침범한 병변이 있는 경우, 발병 후 0~24개월 사이에 저림이나 감각이상이 나타났고 다른 부위보다 다리에서 더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감각 정보를 전달하는 시상피질 경로가 손상된 결과로 추정된다. 시상 병변이 있을 경우 이런 통증 증후군이 함께 나타나는 빈도가 상당히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시상통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온 배경이기도 하다.

기전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신경이 눌리거나 손상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척수에서 시상으로 이어지는 감각 경로의 기능장애, 억제성 신경세포의 기능 상실, 손상 부위에서 일어나는 염증 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흥분하게 되고, 이것이 저림과 통증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 최근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다.

실제 관리는 어떻게 접근하나

CPSP로 판단되면 일반 진통제보다 삼환계 항우울제나 항경련제 계열 약물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이다. 국내에서도 프레가발린 같은 약물이 말초와 중추 신경병성 통증 치료 목적으로 허가돼 있어 처방 근거가 마련돼 있다. 다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고령 환자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므로 임의로 용량을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 급성으로 한쪽에만 갑자기 생긴 저림 → 뇌졸중 재발 의심, 응급 평가 필요

  • 목·허리 통증 동반 없는 반신 전체(얼굴 포함) 저림 → 디스크보다 뇌 문제 우선 감별

  • 수개월째 지속되는 화끈거림·시림·조이는 느낌 → 중추성 뇌졸중후 통증 가능성 고려

  • 마비측 근육이 굳어 생기는 이차적 저림 → 관절가동범위 운동, 자세 관리로 보조 관리

약물 반응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비침습적 신경조절 치료나 재활치료를 병행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다만 이런 접근들 중 상당수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단계라, 지금 시점에서 특정 시술이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저림이 왜 생기는지 원인을 정확히 가려내고, 그에 맞는 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로뎀요양병원이 함께 살피는 부분

뇌졸중 후 저림은 환자 본인도, 지켜보는 가족도 답답하게 만드는 증상이다. 원인을 정확히 짚지 못한 채 마사지나 찜질만 반복하다 보면 시간만 흐르고 증상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뇌졸중 병변의 위치와 시기를 함께 살피면서, 근육 강직으로 인한 이차적 저림인지 신경 경로 손상에서 비롯된 감각 이상인지를 구분해 접근하려 한다. 관절가동범위 운동과 자세 관리 같은 재활적 접근을 약물 치료와 함께 꾸준히 병행하면, 저림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을 조금씩 줄여나갈 여지는 충분히 있다. 저림이 낫지 않는다고 포기하기보다, 원인을 하나씩 확인해가는 과정 자체가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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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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