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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후 두통, 정상일까 위험 신호일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9일
3분 분량

얼마 전 회진 중 한 보호자가 '아버지가 퇴원한 뒤로 계속 머리가 아프다고 하시는데 괜찮은 거냐'고 물었다. 뇌졸중 후 두통은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증상이지만, 그 두통이 자연스러운 회복 과정인지 새로운 위험의 신호인지를 구분하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두통의 세기보다 '평소와 다른가'를 살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뇌졸중 후 두통, 왜 흔하게 나타날까

국제두통질환분류(ICHD-3)는 뇌졸중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나타나는 두통을 별도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상당수가 발병 시점부터 두통을 동반하며, 보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국내 자료에서는 뇌경색 환자의 약 20%에서 발생 당시 두통이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통이 생기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염증성 물질의 자극, 막힌 부위를 우회하려는 혈관의 확장, 병변 주변 부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우측 뇌나 소뇌에 병변이 있는 경우, 편두통 과거력이 있는 경우, 여성인 경우 두통이 더 잘 동반되는 경향이 관찰된다. 후방순환(척추기저동맥) 뇌졸중에서 두통 빈도가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기존 진료 현장의 한계

문제는 두통의 강도만으로 위험도를 가늠하려는 습관이다. 뇌졸중의 중증도는 두통 발생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찰이다. 즉 경미해 보이는 뇌졸중 뒤에도 두통이 심하게 올 수 있고, 반대로 큰 병변 뒤에 두통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고령 환자의 경우 새로 생긴 두통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뇌졸중 후 상승한 염증 수치를 흔히 흡인성 폐렴이나 비특이적 감염 탓으로 돌리면서, 거대세포동맥염 같은 이차 원인이 저평가되는 경우도 실제로 있다. 또한 전조 편두통 병력이 있던 환자는 애초에 뇌졸중 위험 자체가 높기 때문에, 두통과 뇌졸중의 인과관계가 이중으로 얽혀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든다.

강도가 아니라 '변화 양상'을 봐야 하는 이유

최근 리뷰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지점은 두통 평가의 초점을 '얼마나 아픈가'가 아니라 '평소와 다른가'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예상 가능한 만성 뇌졸중 증상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혈관 합병증을 구분하려면 두통 양상이 갑자기 바뀌었는지, 벼락처럼 시작됐는지, 새로운 신경학적 결손이 동반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출혈성 뇌졸중에서는 두통이 더욱 중요한 신호가 된다. 비외상성 뇌내출혈이나 지주막하출혈에서는 두통이 발현 증상 중 가장 흔하거나 두 번째로 흔한 증상으로 보고된다. 특히 동맥류성 지주막하출혈은 60초 이내에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벼락두통'이 특징이며, 대량 출혈 전 전조가 되는 경미한 두통이 최대 절반의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까

  • 번개나 망치로 맞은 듯 갑자기 시작되는 극심한 두통

  • 한쪽 팔다리 마비, 시야장애, 언어장애, 의식 저하가 함께 오는 두통

  • 평소 겪던 편두통과 전혀 다른 낯선 양상의 두통

  • 50세 이상에서 새로 생긴 국소 두통과 측두부 압통이 동반되는 경우

반대로 뇌졸중 후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은은한 긴장형 두통은, 만성 뇌졸중 후 두통(PPSH)의 흔한 경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두통 자체보다 함께 오는 피로, 우울, 불안을 관리하는 것이 치료의 중심이 되며, 운동과 스트레칭, 물리치료, 인지행동치료 같은 접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상 메모. 두통 하나만으로 뇌졸중이나 응급 상황을 확진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이전과 다른가', '갑자기 시작됐는가', '새로운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가' 세 가지 질문이 응급 영상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실질적 기준이 된다.

진료 현장에서 갖는 의미

뇌졸중을 이미 겪은 환자와 가족에게 두통은 늘 불안한 신호다. 하지만 두통의 세기에 매번 놀라기보다, 양상의 변화를 기록해두는 습관이 훨씬 실용적이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예전 두통과 다른 느낌인지, 팔다리 힘이나 말투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메모해두면 진료 시 감별에 큰 도움이 된다.

진통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주의할 부분이다. 두통이 있을 때마다 진통제에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약물 과용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두통의 원인을 파악하지 않은 채 대증치료만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회복은 관찰에서 시작된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뇌졸중 이후 회복기 환자들을 매일 가까이에서 살피며, 두통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변화의 흐름을 함께 기록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두통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 두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놓치지 않는 것이 재발을 막고 회복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환자와 가족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관찰과 소통을 통해 안심할 수 있는 회복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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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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