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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후 경련 발작, 응급 대처는 어떻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10월 1일
4분 분량

회진 중 보호자에게서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퇴원한 지 열흘 된 뇌졸중 환자가 갑자기 팔다리를 떨며 눈이 돌아갔다는 것이다. 보호자는 급한 마음에 숟가락을 입에 물리려다 손을 다칠 뻔했다고 했다. 뇌졸중 후 경련 발작은 드물지 않게 나타나지만, 정작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아는 보호자는 많지 않다.

뇌졸중 후 경련, 왜 생기는가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 조직 주변에서는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흥분하는 상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흥분이 과도해지면 경련 발작으로 이어진다. 국내 연구를 보면 발작은 전두부와 측두부의 피질 부위에서 잘 발생하고, 혈관으로는 중대뇌동맥과 전대뇌동맥 영역에서 흔하며, 뇌경색의 크기가 클수록 재발 빈도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발생 빈도는 연구마다 편차가 크지만, 뇌출혈 발생 1주 이내 환자에서는 대체로 5~19% 정도에서 경련 발작이 보고된다. 중요한 것은 발작이 언제 나타났느냐다. 뇌졸중 후 첫 7일 이내에 생기는 발작은 조기 발작, 그 이후에 생기는 발작은 만기 발작으로 구분하는데, 이 두 가지는 이후 경과가 크게 다르다.

조기 발작과 만기 발작, 치료 방침이 갈린다

조기 발작은 급성 뇌 손상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 성격이 강하다. 급성 증상성 발작과 비슷한 경과를 보여 재발이 드물고, 장기적인 항경련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만기 발작은 국소적인 뇌 병변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유발 요인 없이 반복되는 발작과 비슷한 재발 위험을 갖는다. 그래서 만기 발작이 확인되면 신경과에서 장기적인 항경련제 투여를 계획하게 된다.

발작의 유형과 시기에 따라 이후 뇌전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게 달라진다. 대규모 다기관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 이후 10년 내 뇌전증 발생 위험은 41%에서 94%까지 폭넓게 나타났다. 뇌졸중 발생 하루 이후 짧은 발작을 겪은 경우는 41% 수준이었지만, 뇌졸중 당일 전신강직간대발작을 겪은 경우는 69%, 급성 증상성 뇌전증지속상태를 겪은 경우는 94%까지 위험이 높아졌다. 발작의 강도와 시점이 이후 예후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셈이다.

임상 메모. 발작이 한 번 있었다고 해서 곧바로 뇌전증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조기 발작인지 만기 발작인지, 발작의 양상이 어떠했는지를 확인한 뒤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방적 항경련제, 미리 먹여야 할까

보호자들이 흔히 묻는 질문 중 하나가 '한 번도 발작이 없었는데 미리 약을 먹여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발작을 겪지 않은 뇌졸중 환자에게 예방 목적으로 항경련제를 투여하는 방식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유럽뇌졸중기구는 신뢰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반적인 1차 예방적 항경련제 투여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뇌내출혈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뇌졸중 발생 2시간 후부터 1개월간 항경련제와 위약을 비교했을 때 1년 이내 발작 발생 위험이나 사망 위험 모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위험도를 미리 계산해보는 예측 점수들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아직 어떤 환자가 만기 발작이나 뇌전증으로 진행할지 현장에서 정확히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실제 발작이 확인된 이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표준적인 접근으로 자리잡고 있다.

눈앞에서 발작이 일어났을 때, 이렇게 대처한다

발작을 목격했을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발작을 멈추려 하지 말고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대처는 다음과 같다.

  • 환자를 옆으로 눕혀 구토물이나 침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

  • 목 주변의 조이는 옷이나 넥타이를 풀어준다

  • 머리 주변의 딱딱하거나 날카로운 물건을 치워 부딪히지 않게 한다

  • 팔다리를 억지로 붙잡거나 힘으로 제지하지 않는다

  • 입 안에 어떤 것도(숟가락, 약, 물 포함) 넣지 않는다

  • 발작이 시작된 시간과 지속 시간, 몸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기억하거나 기록한다

  • 발작이 끝날 때까지 곁에 머물며 호흡을 확인한다

특히 팔다리를 세게 붙잡거나 몸을 강하게 압박하는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근육이나 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약이나 물을 억지로 먹이면 기도로 흡인되어 흡인성 폐렴이나 기도 폐쇄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발작은 대개 1~2분 안에 끝나지만, 의식이 완전히 돌아오기까지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발작 후 환자가 멍하거나 안절부절못하거나 방금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흔한 현상이므로, 그 자체로 놀랄 필요는 없다.

임상 메모. 뇌출혈 환자가 뚜렷한 원인 없이 의식이 처지는 경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전기적 경련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뇌파 검사를 고려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경련 없이도 뇌 안에서는 발작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19 신고, 언제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발작이 끝난 뒤에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거나, 짧은 간격으로 발작이 반복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라면 처음 겪는 발작이라도 병원 진료를 받아 조기 발작인지 만기 발작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고 시에는 발작이 시작된 시각, 지속 시간, 몸의 어느 부위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전달하면 이후 진단과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임상적 의미

뇌졸중 후 발작은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반복되는 뇌전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 경계를 가르는 것이 발작이 나타난 시점과 양상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조기 발작과 만기 발작을 구분해 치료 강도를 다르게 가져가고, 보호자 입장에서는 발작을 멈추려 애쓰기보다 안전을 확보하고 정확히 관찰해 기록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 이런 역할 분담이 명확할수록 응급 상황에서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로뎀요양병원이 함께하는 이유

로뎀요양병원에서는 뇌졸중 후 회복 과정에 있는 환자를 돌보면서, 예기치 못한 경련 발작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진과 간병 인력이 함께 관찰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발작이 일어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안전을 먼저 확보하는 것, 그리고 그 이후 필요한 검사와 치료로 이어지는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회복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고 믿는다. 가족들이 막막함 속에서도 안심하고 다음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그 곁을 차분히 지키는 것이 로뎀요양병원이 하고자 하는 역할이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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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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