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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 간병하는 가족, 허리디스크는 왜 남 일이 아닐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19일
3분 분량

최근 진료실에서 ALS 환자보다 보호자의 허리 통증이 먼저 눈에 띄는 경우가 잦아졌다. 환자를 안전하게 돌보는 것 못지않게, 그 환자를 매일 들어 올리고 옮기는 가족의 몸을 지키는 일도 진료의 중요한 부분이다.

환자보다 먼저 지치는 보호자의 몸

ALS는 상위·하위 운동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는 병이다. 팔다리 힘이 빠지고, 삼키는 힘이 약해지고, 결국 호흡근까지 영향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점점 스스로 앉거나 서거나 자세를 바꾸는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그 몫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넘어간다.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는 일, 배변과 목욕을 돕는 일, 밤새 몇 번씩 자세를 바꿔주는 일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신체적 부담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병이 진행되는 몇 년 동안 매일, 여러 번 반복된다는 점이다.

기존 접근의 한계, 리프트만으로는 부족하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는 기계식 리프트(floor lift)를 표준적인 이송 방법으로 권장한다. 그러나 리프트를 사용하더라도 준비와 조작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사이 간병인이 몸통을 비정상적인 자세로 오래 유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리프트가 있다고 해서 허리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가정에서 리프트 없이 수기로 환자를 이송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데 있다. 전문 간병 인력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수기 이송 시 간병인은 전체 작업 시간의 약 4분의 1을 30도 이상 몸을 굽힌 상태로 보낸다고 한다. 이런 굽힘과 비틀림이 반복되면 허리에 안전 한계를 넘어서는 압박력과 전단력이 가해지고,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간병인의 절반 이상이 이런 자세 부담을 통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연구는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했지만, 훈련받지 않은 가족이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면 위험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임상 메모. ALS는 진행성 질환이라 가족의 신체적 부담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난다. 초기에 올바른 이송법을 익혀두는 것이 후기의 부담을 줄이는 열쇠가 된다.

새로운 접근, 신체역학과 보조도구

다행히 간병인 스스로 허리를 지키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지렛대 원리'와 '기저면 넓히기'다. 양발을 어깨너비보다 넓게 벌리고 무릎을 굽혀 무게중심을 낮춘 뒤, 환자와 몸을 최대한 밀착시켜 팔 힘이 아니라 허벅지와 엉덩이 같은 큰 근육을 쓰는 것이 기본이다. 방향을 바꿀 때는 허리를 비틀지 않고 한 발을 축으로 온몸을 함께 돌리는 피벗 동작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여기에 이송 벨트나 슬라이딩 시트 같은 보조도구를 함께 쓰면 부담이 한결 줄어든다. 이송 벨트는 환자의 허리나 엉덩이에 고정해 사용하는데, 보호자가 겨드랑이나 팔을 억지로 잡아끌지 않고 벨트 손잡이를 안정적으로 잡아 지탱할 수 있게 해준다. 관련 연구에서도 천장형 리프트나 공기 보조 장치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체위변경 과정에서 허리와 상지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여 근골격계 손상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 양발을 넓게 벌리고 무릎을 굽혀 무게중심 낮추기

  • 환자와 몸을 밀착시켜 팔이 아닌 하체 근육 사용하기

  • 허리를 비틀지 않고 발을 축으로 함께 돌리는 피벗 동작

  • 이송 벨트, 슬라이딩 시트 등 보조도구 적극 활용하기

  • 업무를 나눠 맡아 한 사람에게 부담이 몰리지 않게 하기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제도적 지원이다. ALS는 산정특례 대상 질환으로 진료비 본인 부담률이 10%로 낮아진다. 이를 통해 절감된 비용을 보조기기 대여나 외부 도움을 청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지체 장애나 뇌병변 장애로 등록이 가능하며, 등록 이후에는 이동 지원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장기요양보험 등급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1등급이나 2등급을 받으면 재가급여 또는 시설급여를, 3등급부터 5등급까지는 재가급여를 받을 수 있다. 등급을 받아 요양보호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되면, 이송이나 체위변경처럼 신체적으로 부담이 큰 일 일부를 나눠 맡길 수 있다. 다만 등급 판정 기준과 급여 내용은 시점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최신 고시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재활의학과나 물리치료사를 통해 간병인 본인이 직접 신체역학 교육을 받는 것도 권할 만하다. 이송 벨트나 슬라이딩 시트 같은 도구는 병원 처방 없이도 구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진료실에서 구체적인 제품군과 사용법을 함께 안내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임상적 의미

신경과나 재활의학과 진료 시 ALS 환자만 살피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와 함께 온 가족의 허리와 어깨 상태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팔 힘만으로 들어 올리거나 허리를 비틀며 방향을 바꾸는 습관이 있는지 물어보고, 위험한 자세가 발견되면 조기에 교정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이런 신체역학이나 보조도구가 허리디스크를 완전히 막아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련 연구 대부분이 전문 간병 인력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가족처럼 훈련받지 않은 비공식 간병인을 직접 조사한 자료는 아직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가족의 몸도 함께 지키는 돌봄

ALS 간병은 환자 한 사람만의 싸움이 아니다. 매일 곁에서 몸을 써서 돌보는 가족의 건강이 무너지면, 결국 환자를 돌보는 일 자체가 지속되기 어려워진다. 로뎀요양병원은 이런 현실을 알기에, 환자의 치료와 함께 가족이 지치지 않고 돌봄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기보다, 제도와 도구, 그리고 전문 인력의 도움을 적절히 나눠 쓰는 것이 결국 환자와 가족 모두를 지키는 길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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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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