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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 전동휠체어와 수동휠체어, 언제 어떻게 바꿀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9월 17일
3분 분량

진료실에서 만난 ALS 환자와 보호자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는 "수동이 나을까요, 전동이 나을까요"다. 하지만 이 질문에는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근력, 호흡 상태, 집 구조, 보호자의 여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왜 이동보조기구는 한 번에 정해지지 않을까

ALS는 상위·하위 운동신경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손상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걷는 데 약간의 불편함만 느끼다가, 팔다리 근력이 줄어들면서 이동 능력이 서서히 떨어진다. 그래서 지팡이나 보행기로 시작한 환자가 어느 시점에는 수동휠체어를, 또 어느 시점에는 전동휠체어를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조기구를 고려해야 할 시점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낙상이 두려워 외출을 피하게 되거나, 일상적인 동작 하나에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거나, 피로 때문에 하루 활동이 위축된다면 그때가 다음 단계를 준비할 시점이다. 근력 등급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지금의 상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동휠체어와 전동휠체어, 각각의 한계

수동휠체어, 특히 경량형은 이동 자체를 위한 도구다. 본인이 손으로 바퀴를 굴릴 힘이 남아 있거나, 보호자가 밀어줄 여력이 있을 때 유용하다. 다만 장시간 앉아 있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제약이 있다. 압력이 한곳에 오래 쏠리면 욕창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수동휠체어를 쓰는 경우에도 압력을 분산해주는 좌석 쿠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동휠체어는 근력이 크게 줄어든 이후에도 스스로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독립성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게가 상당해서 일반 승용차로는 운반이 어렵고, 리프트가 달린 차량이나 장애인용 이동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집 안에서도 경사로, 넓은 출입구, 정리된 동선이 갖춰져 있어야 실제로 활용하기 편하다.

국내 건강보험 급여 기준, 근력 등급만이 전부는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조기기 급여 기준에서는 팔에 대한 맨손 근력검사 결과가 핵심 판단 자료 중 하나로 쓰인다. 양쪽 팔의 근력 등급이 다르면 더 낮은 쪽 등급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팔의 최대 근력이 4등급으로 나오더라도, 근력이 계속 저하되는 등의 사유가 있으면 전동휠체어 급여가 인정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다. 이는 지금 이 순간의 근력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진행 추세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ALS처럼 근력이 꾸준히 떨어지는 질환에서는 특히 의미 있는 기준이다.

급여 절차는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인 등록

  • 전문의의 보조기기 처방전 발급

  • 공단(지사)에 급여 승인 신청

  • 판매업소에서 구입

  • 처방의사의 검수

  • 공단의 급여비 지급

지원 비율은 기준금액, 구입금액, 고시금액 중 가장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90%까지 지급되며, 희귀난치성질환자를 포함한 차상위 1·2종은 10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신 공단·정부24 고시 내용이다. 다만 내구연한(품목에 따라 0.5년에서 6년)이 정해져 있어 그 기간 안에는 1인당 1회만 급여가 적용된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어야 한다.

임상 메모. 오래된 안내 자료나 일부 게시판에는 지원 비율이 80%로 표기된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제도 개정 이전 기준이다. 실제 신청 전에는 반드시 최신 공단 고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미루면 안 되는 이유, 절차에는 시간이 걸린다

전동휠체어는 신청한다고 바로 받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국내 절차도 처방부터 승인, 구입, 검수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해외 사례를 보면 서류 절차가 끝난 뒤 실제 휠체어를 받기까지 평균 3개월 정도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ALS는 진행 속도가 빠른 편에 속하는 질환이라, 이 다단계 절차가 환자의 실제 필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걷는 데 불편함이 막 시작되는 시점, 아직 여유가 있을 때 신경과 진료와 함께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의 평가를 받아보라고 권한다. 미리 신청을 진행해 두면 실제로 필요해졌을 때 곧바로 사용할 수 있고, 조작법을 익힐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 때, 틸트 기능의 의미

병이 진행되면 하루 중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 시기에는 틸트인스페이스나 리클라인 기능이 있는 전동휠체어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좌석 전체를 뒤로 기울여 엉덩이와 허리 하부에 쏠리는 압력을 분산시켜 주기 때문이다. 맞춤 제작된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경우 하루 10시간 넘게 앉아 있어도 큰 무리가 없다는 보고도 있어, 침대에서만 보내던 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전동휠체어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에서는 사용 1개월 시점에 대다수가 편안함과 이동성이 개선되었다고 답했고, 사용이 어렵지 않다고 평가한 비율도 높았다. 통증이 줄었다는 응답도 1개월과 6개월 시점 모두에서 확인되었다. 물론 이는 하나의 관찰 연구 결과이며, 개인마다 체감하는 정도는 다를 수 있다.

임상적 의미와 진료 현장의 시선

수동휠체어와 전동휠체어 중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근력 등급, 호흡 기능, 집과 이동수단의 구조, 보호자가 도울 수 있는 정도까지 모두 고려한 개별화된 결정이 필요하다. 신경과 전문의뿐 아니라 재활의학과,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가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ALS 환자와 가족이 이런 결정을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진행 단계에 맞춰 이동보조기구를 준비하는 시점을 함께 살피고 있다. 근력이 변하는 매 순간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미리 준비된 절차와 함께라면 그 변화의 시기를 조금 더 여유 있게 맞이할 수 있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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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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