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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긴장이상 통증, 비정형 파킨슨증에서 왜 놓치기 쉬울까

작성자 사진: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유재국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신경과 전문의)
6일 전
3분 분량

진료실에서 목이 자꾸 한쪽으로 기울거나 발이 저절로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환자를 만날 때마다 같은 질문을 받는다. '이 통증은 약으로 안 되나요.' 비정형 파킨슨증에서 나타나는 근긴장이상, 즉 디스토니아 통증은 생각보다 흔하지만 환자 스스로 말하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증상이다.

진료실에서 자주 놓치는 통증

디스토니아는 근육이 불수의적으로 수축하면서 몸이 뒤틀리거나 특정 자세로 고정되는 증상이다. 진행성핵상마비(PSP), 다계통위축증(MSA), 피질기저핵변성(CBD) 같은 비정형 파킨슨증에서는 이 증상이 단순한 자세 이상에 그치지 않고 상당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환자들이 이 통증을 '병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따로 호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비정형 파킨슨 증후군 환자의 상당수가 통증을 겪지만 진료 과정에서 충분히 보고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질환마다 다른 디스토니아 양상

디스토니아가 나타나는 부위는 질환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경향을 보인다. 안면과 구강 주변, 전경부 굴곡(목이 앞으로 숙여지는 자세), 몸통 디스토니아는 MSA의 파킨슨 아형에서 비교적 흔하게 관찰된다. 반면 안검경련이나 후경부 굴곡(목이 뒤로 젖혀지는 자세)은 PSP를 시사하는 경우가 많다. CBD에서는 디스토니아가 오히려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유병률이 적지 않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분포 차이를 아는 것은 단순히 분류를 위한 지식이 아니다. 어느 부위에 디스토니아가 집중되어 있는지를 파악해야 통증 관리 방향도 구체적으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레보도파가 잘 듣지 않는 이유

전형적인 파킨슨병에서는 발 부위 디스토니아가 레보도파에 비교적 잘 반응하는 편이다. 그런데 비정형 파킨슨증, 특히 CBD나 MSA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레보도파를 늘려도 디스토니아 증상이나 그로 인한 통증이 뚜렷하게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약효가 떨어지는 시간대와도 뚜렷한 연관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약을 더 올리면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실제 반응 사이에 간극이 생기기 쉽다. 도파민성 약물 용량과 디스토니아 발생 시점이 맞물린다면 용량 조절을 시도해볼 수 있지만, 무작정 증량하기보다는 다른 접근을 함께 고려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국소 보툴리눔 톡신, 현재로서는 중심적인 선택

디스토니아가 특정 근육군에 국한되어 나타난다면 보툴리눔 톡신 국소 주사가 통증 관리의 중심이 된다. 안검경련, 경부 디스토니아, 사지 디스토니아 등 침범 부위에 맞춰 주사 부위와 용량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잘 듣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수축이 넓게 퍼져 있거나 깊은 근육을 침범한 경우에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반복 시술 중에 반응이 줄어드는 경우도 실제로 보고된다.

  • 안면·구강 디스토니아 – 국소 주사로 증상 완화를 시도

  • 경부 디스토니아(전경부·후경부 굴곡) – 침범 근육 확인 후 맞춤 주사

  • 사지 디스토니아 – 구축과 통증을 함께 고려한 접근

  • 항콜린제 – 비교적 젊은 환자에서 제한적으로 고려, 고령·인지저하 환자는 신중

임상 메모. 보툴리눔 톡신이 단순히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을 넘어 통증 신호 자체를 줄이는 기전이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는 아직 연구 단계의 가설이며, 확정된 작용 기전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뇌심부자극술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치

전형적인 파킨슨병 환자나 보호자 중에는 뇌심부자극술(DBS)을 기대하고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비정형 파킨슨증에서는 DBS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진단 초기부터 이 점을 분명히 설명해 환자와 보호자가 현실적인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만 따로 보지 않는다

디스토니아로 인한 통증은 단순한 근육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자세 이상이 지속되면 보행이 불안정해지고 낙상 위험이 올라가며, 통증이 오래가면 기분 저하나 우울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관찰된다. 실제로 구강악안면 디스토니아에서는 통증과 우울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이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연구이지, 통증이 우울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다.

그래서 통증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환자의 전반적인 기능과 정서 상태를 함께 살피는 접근이 필요하다. 진통제나 국소 주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은 정신건강 평가와 재활, 돌봄 계획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로뎀요양병원에서 이어가는 통증 관리

비정형 파킨슨증의 디스토니아 통증은 하나의 약, 하나의 시술로 단번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침범 부위를 확인하고, 약물 반응을 조심스럽게 시험하고, 국소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면서 환자의 일상 기능을 지켜내는 과정이 더 현실적인 목표다. 로뎀요양병원에서는 이런 세심한 관찰과 다각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환자가 통증 때문에 움츠러들지 않고 하루하루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함께 길을 찾아가고 있다.

※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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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요양병원 안내

이 글은 인천 미추홀구 로뎀요양병원 병원장 유재국(신경과 전문의)이 작성했습니다. 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뇌졸중 등 뇌신경계 질환과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재활을 함께 관리합니다. 진료 안내는 로뎀요양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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